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대의원대회 표결 무산을 둘러싸고 지도부 내부에서 '책임 공방'이 일고 있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등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 19명은 지난 15일 "일방적·졸속적·비민주적 운영 이제 멈춰야 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중앙집행위원회는 중앙 임원, 가맹조직 대표, 지역본부장 등이 참여해 제반 규칙의 제·개정, 일상 업무 집행 등을 논의·의결하는 기구로 위원 수는 때에 따라 유동적이나 현재는 50여 명이다.
중집위원들은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 안건을 논의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가 어떤 결정도 하지 못하고 유예된 현실에 대해 중앙집행위원으로서 안타깝고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대의원대회 유회의 책임은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시대의원대회 유회 직후 발표한 위원장의 입장문은 110만 조합원을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조직의 단결과 갈등 해결에 나서기는커녕 이석한 대의원들을 정권과 자본에 이로운 행위를 한 것처럼 규정하며 낙인찍었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중집위원들은 또 "지난 대선에서 '보수정당 이재명 지지안'을 추진한 위원장이 '사회적 대화'의 근본적 불신을 자초"했다며 "위원장은 이런 우려와 반대 의견을 해소하지 않은 채 27년 만의 경사노위 참여를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대화 자체에 대해서는 "노동자에게 유리한 판을 만들어가는 것이 먼저"라며 조직적 토론을 통해 목표와 전략을 세우고 핵심 의제를 정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쟁점화"해 "정부가 민주노총의 요구에 응답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 7일 대의원대회에 사회적 대화기구 조건부 참여 안건을 직권 상정해 표결에 부치려 했다. 조건은 합의제 운영, 산별노조 참여 보장,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명칭 변경 등 세 가지였다.
그런 대의원대회 표결 시점 총원 1917명에 재석 790명으로 참석 대의원이 과반에 미달해 표결이 이뤄지지 못했다. 가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대파 일부가 퇴장하며 의사정족수 미달에 따른 표결 무산을 꾀한 결과로 해석됐다.
양 위원장은 지난 9일 입장문에서 "대의원대회가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난 것에 대해 사과드리며,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대의원 동지들께는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퇴장한 대의원들이 "정권과 자본이 가장 반길 상황"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섭과 투쟁의 병행은 지금 시기 반드시 필요하다"며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이 무엇인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대화 표결 무산을 둘러싼 논쟁은 다음 달 19~29일 치러지는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후보 등록 마감일은 오는 24일이며 이후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양 위원장의 3선 도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출마를 준비 중인 다른 후보들이 있어 선거는 경선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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