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 사건' CCTV 압수도 안 해…커진 경찰 권한, 조서 작성부터 달라져야"

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 주최 '경찰 수사 피해자, 지원단체 간담회'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경찰의 수사 독점에 대한 우려와 부실 수사 사례를 둘러싼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범죄 피해자와 전문가들이 직접 겪은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피해자 권리 보장과 수사 역량 강화를 위한 개혁을 촉구했다.

민주당 경찰개혁추진단은 9일 국회에서 '경찰 수사 피해자, 지원단체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안산 주점 준강간 사건 피해자 채단비 씨 어머니 A씨와 그를 조력한 활동가,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경찰 수사 굉장히 중요한데, 원활하지 않다고 느낄 때 많다"

A 씨는 딸의 사건과 관련한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채 씨는 지난해 12월 경찰에 준강간(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성범죄) 피해를 신고했으나 불송치 결정이 내려지자, "이의신청을 해달라"며 쓴 글을 남기고 지난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사건을 검토한 뒤 지난 3월 보완수사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무혐의 판단을 유지했다. 현재는 검찰이 사건을 재수사 중이다.

채 씨 유가족은 경찰이 피의자 측이 임의제출한 사건 당일의 CCTV 영상만 받고, 압수수색으로 영상 원본을 확보하지 않는 등 부실 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 중이다.

A 씨는 "성폭행 사건이고 아이가 사망에 이를 정도로 중대한 사건이면 CCTV 원본을 압수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 "초동 수사 기록과 DNA 검사 결과지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해도 수사 중이라며 주지 않았다"고 답답함을 표했다.

A 씨를 조력한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도 "피해자는 단 한 번의 진술을 만취 상태에서 했다. 당연히 진술이 원활하지 않았다"며 "피해 직후 피해자가 제일 친한 친구에게 도움을 요청한 녹음파일도 경찰은 수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을 하며 경찰의 재대로 된 수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끼지만, 수사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느끼는 사건이 굉장히 많다"며 채 씨 사건을 예외적인 사례로 볼 수만은 없다고 주장했다.

"진술조서 작성부터 달라져야…불송치 결정 반박권 보장도 필요"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삭제된 상황에서 범죄 피해자가 부실 수사로까지 고통받는 일을 막으려면, 피해자의 권리 보장을 강화하고 경찰의 수사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의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오지원 변호사(법률사무호 법과치유)는 "이제 법원에 가면 수사 단계의 증거로 남는 것은 경찰이 작성한 피해자 진술조서밖에 없다"며 "진술조서를 작성하는 것부터 달라져야 한다. 개정 형소법에서 명시하고 강조한 검경 협업 시스템을 수사 초기부터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송치 결정 전 피해자에게 반박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지금은 '피해자 보호'를 명목으로 피해자를 한 번만 조사한다. 사실은 수사 편의 때문이다. 불송치 결정은 설명도 없이 통보된다. 불송치 결정을 하려면, 피해자에게 '반박할 게 있으면 해보라'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또 "수사에 대한 피해자의 알 권리를 실질적으로 실현해야 한다"며 "피해자에게 수사의 주요 내용을 고지하고 소통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당연한 책무다. 미국에서는 검경이 피해자와 소통을 많이 한다"고 했다.

아울러 "법무부와 경찰 모두 피해자 권리 전담 부서를 만들고 관련 사항을 점검해야 한다. 수사관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 훈련 프로그램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며 이런 제도가 없으면 "이미 있는 피해자의 권리도 보장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검찰개혁추진단은 현장과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제도 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추진단 공동단장인 김남희 의원은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직접 경험하신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제도 개혁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공동단장인 이해식 의원도 "오늘 간담회에서 얻은 것을 제도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검찰개혁추진단 공동단장인 더불어민주당 김남희 의원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 수사 피해자 및 지원단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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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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