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탈락' 목포권 시의원들 단식농성에 시민들 "뒷북 대응" 싸늘한 비판

결과 발표 후 졸속·불공정 심사 주장…승복 전제 '공동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 파기

국립의과대학 유치전에서 목포대학교가 탈락한 후폭풍이 지역정치권의 '단식농성'과 '삭발투쟁'으로 번지고 있다. 목포·무안지역 전남광주시의원들은 "불공정한 졸속 심사"라며 전면 재심사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정작 시민들 사이에서는 '뒷북 대응' 비판이 일고 있다.

7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목포·무안지역구를 둔 최선국, 박문옥, 강성찬 의원 등 통합시의원 7명(목포5·무안2)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은 이날 전남광주시의회 무안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6년 서남권 주민의 염원을 단 한 번의 졸속·불공정 심사로 끝낼 수 없다"며 철야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립의대 부실심사를 주도한 전남연구원장 즉각 사퇴 ▲민형배 통합시장의 사과와 심사과정 해명 ▲교육부의 심사 중단 및 공정성 검증 후 재심사를 요구했다.

▲박문옥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이 지난 6일 오후 2시부터 무안청사 앞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2026.09.07ⓒ프레시안(서영서)

박문옥 의원이 지난 6일부터 무안청사 앞에서 단식을 시작한 데 이어, 최선국·최정훈 의원이 추가로 '전일 단식'에 돌입했고 나머지 의원 4명도 '릴레이 단식'에 동참을 예고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또 문애준 전남광주시의원과 전남지체장애인협회 등 장애인단체도 이날 통합시청 무안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심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는 승복을 전제로 지난 8월 29일 민형배 시장과 목포권과 순천권의 정치인들이 모여 약속했던 '공동합의문'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휴지 조각이 된 셈이다.

해당 문서에는 공정한 심사를 함께 보장하고 그 결과를 존중하며, 특정대학의 선정이나 심사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개입도 하지 않고 통합특별시는 심사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청와대 앞에서 김원이 국회의원과 강성휘 목포시장, 이형완 목포시의장, 박용식 의대유치특별위원장 등 10여명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2026. 09. 05 ⓒ 목포대학교

◇결과 승복 뒤엎고 목포 지방의원들 단식 투쟁 '돌입'

이들의 반발은 지난달 30일 통합시가 순천대를 최종 후보로 선정한 직후 심사의 공정성을 의심케 하는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특히 목포대는 "순천대가 의대부지로 제시한 곳은 시유지 임대방식으로, 국유지 확보를 명시한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며 법원에 '선정 취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박문옥 의원은 "처음에는 승복하는 분위기였지만 부지확보 문제 등 공정한 심사였는지 의심스러운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시에서 명확한 해명도 없이 '번복은 없다'는 식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공정한 심사 결과를 덮고 인센티브로 서남권 주민들의 입을 막으려 한다면 이는 이재명 정부가 가장 싫어하는 불공정의 표본이 될 것"이라며 "납득할 만한 해명 없이는 어떤 인센티브도 받을 수 없다. 당연히 재심사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들은 목포대에서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단식을 이어갈 방침이다.

전경선 시의원은 "단식이나 삭발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지역 7명의 의원들이 협의를 통해 철야농성과 릴레이 단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선국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이 7일 무안청사 앞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2026.09.07ⓒ프레시안(서영서)

지역정치권의 투쟁은 시의회를 넘어 국회와 지자체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강성휘 목포시장, 최선국 시의원 등 12명이 청와대 앞에서 항의집회와 함께 삭발식을 했고, 지역 시민단체들도 7일 오후 대규모 촛불집회를 예고하는 등 지역사회 전체가 들끓고 있다.

◇의대 탈락 와중에 일부는 제주도 연찬회…뒷북 강경 대응 '비판'

하지만 지역정치권의 결사항전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뒷북 강경대응에 비판이 거세다.

특히 SNS에서는 통합시의회 의원들이 의대 탈락으로 지역이 충격에 빠졌던 시기에 제주도로 3일간 연찬회를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에 불을 지폈다. 또 정치권의 안일한 대응이 36년 숙원을 망쳤다는 '정치권 책임론'도 제기됐다.

한 시민은 "순천 정치인들은 장대비 속에서 삼보일배까지 하며 유치를 외쳤는데 목포 시의원들은 초호화 리조트에서 연찬회나 하고 있었다"며 "결과 나오기 전에 이런 절박함을 보여줬다면 얼마나 좋았겠나. 뒷북치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상생합의문'을 작성하고 결과 승복을 약속했던 정치인들이 약속을 뒤집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잘못한 것이 맞다"면서도 "심사과정의 불공정성이 드러난 만큼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송형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권향엽·김원이 국회의원, 강성휘 목포시장, 손훈모 순천시장, 목포시의원 등이 지난 29일 오후 장흥에서 열린 '국립의대 신설을 위한 지역상생협력회의'에서 작성한 공동합의문.2026.08.29ⓒ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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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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