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8.17 전당대회 끝에 '김민석 지도부'를 출범시켰지만, 친명(親이재명)계와 친청(親정청래)계 사이 빚어진 격렬한 갈등의 여진이 전당대회 이후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김민석 신임 민주당 대표는 19일 부산시청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의 최고위원회 회의 운영 구상을 설명하면서 "비공개될 사안이 공개될 경우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회의에서 퇴출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도부 출범 직후 이어진 첫 공개회의 자리에서 이른바 지도부 내 '입단속'을 당부한 것인데, 지난 전대 결과 지도부 내 선출직 최고위원 비율이 친청계 3인과 친명계 2인으로 구성된 상태라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는 "여러 사안을 결정하는 실제의 최고위 회의는 대부분 비공개돼왔다. 그 부분을 필요하면 원칙적으로 공개하겠다"면서도 다만 "비공개를 필요로 하는 사안은 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청래 지도부 하에선 △1인1표제 추진 △조국혁신당 합당 제안 등 계파 갈등 소재에 대한 비공개 회의 내 친명-친청계 간 내홍이 언론을 타면서 해당 사안들이 당내 현안으로 떠오른 바 있다.
김 대표의 '중도확장' 기조와 달리 '강경개혁' 기조를 표방하고 있는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지도부에 다수 포진된 상황에서, 비공개 회의 '입단속'을 당부한 김 대표의 발언도 이같은 계파 간 긴장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지난 전대 결과를 들어 "이번 전대에선 제가 주장한 민생·실용·확장 노선이 권리당원과 대의원에 의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며 "당원이 선택해 준 노선으로 (당 운영을) 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여론에 있어 비등비등했던 부분들은 더 보완해 나가겠다"고 언급하면서도 "그러나 그러한 (중도·실용) 노선의 결정이 이뤄진 전대라는 기초 위에서 우리 당 방향을 일관성 있게 밀고나가겠다"고 했다.
앞서 전당대회 당시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정청래 전 후보가 우세를 보였던 점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역시 정 전 후보와 친청계 최고위원들의 '강경개혁' 기조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친청계 최민희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번 지도부 구성은 당심을 민심이 견제하는 절묘한 결과"라는 말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김 대표와 최 최고위원의 평가가 명확히 갈라진 셈이다.
최 최고위원은 "총선에서 이기려면 당심을 기초로 민심을 확장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대 과정에서 확인된 정 전 후보의 지지 기반 또한 '당 운영 기조에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직과 관련해서도 "전준위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민주적 절차를 거쳐서 청년최고위원을 선출했으면 좋겠다'는 권고사항"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전 지도부도 경선 방식으로 평당원 최고위원을 선출한 바가 있다"며 "잘 참고해서 (이번 지도부에선) 최고위원 한 명이 청년이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된 청년 후보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하자'고 했던 전대 당시 정 전 후보의 주장을 지도부에 제안한 셈이다.
최 최고위원은 이외에도 김 대표의 '최고회의 공개' 방침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더 나아가서 의원총회 공개도 대표께서 같이 검토해 주시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의총 공개' 역시 정 전 후보의 전당대회 공약 중 하나였다.
전날엔 정 전 후보 지지 입장이었던 추미애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에 "이번 전당대회는 위험했다. 내부를 향한 공격과 적대시는 제몸을 향해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과 같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추 지사는 특히 "집체화된 하나가 힘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안목과 통찰은 무조건적 순응과 맹종으로 길들이려하는 풍토에서 길러질 수가 없다", "권력 수렴식 단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양심에 기반한 집단지성과 사유가 민주당과 대한민국의 올바른 미래를 가꾸는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김 대표가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과 만나 "벽이 없는 원팀(one team)"을 강조한 지 3시간여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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