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공업사 임대차 분쟁에 경찰조사과정 '서로 다른 잣대' 불공정 논란

임차인이 제기한 9건 대부분 각하·불송치…임대인 고소건은 검찰송치, 법원은 "임대인 잘못 "

▲김제의 한 자동차공업사 마당에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임차인 A씨는 임대인 B씨가 고객 차량 등을 임의로 실외로 이동시켜 장기간 비와 먼지에 노출되도록 방치했다고 설명했다. ⓒ제보자 제공

전북 김제의 한 자동차공업사 임대차 분쟁에서 임대인이 출입문 열쇠를 바꾸고 임차인 소유 장비를 임의로 옮긴 사실이 확인됐지만, 경찰은 관련 사건 대부분을 불송치 또는 각하 처리하고 임차인만 퇴거불응 혐의로 검찰에 넘겨 수사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후 법원이 임대인의 행위를 임차인의 점유를 빼앗는 위법한 행위로 판단하면서, 경찰 수사가 임대인에게 유리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21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임차인 A씨와 임대인 B씨의 갈등은 기존 임대차 계약이 있던 상태에서 2025년 10월 새 합의서를 작성한 뒤 보증금 지급과 제소전 화해조서의 적용 범위를 두고 입장이 엇갈리면서 시작됐다.

A씨는 새 합의에 따라 공업사 운영을 계속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B씨는 기존 계약이 끝난 뒤 새 계약이 성립되지 않아 공업사 안의 물건은 자신에게 넘어왔다고 맞서고 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에는 B씨가 계약 만료 전 공업사 출입문 잠금장치를 교체했고, A씨 측 지게차를 사용해 지난 2월 26일 리프트를 옮긴 사실이 적시됐다.

또 B씨가 3월 7일에는 정비사무실 앞 차량 3대와 주차장 차량 10대 등 모두 13대를 이동시킨 내용도 포함됐다.

공업사 안에는 A씨 개인 물건뿐 아니라 법인 소유 지게차와 정비 장비, 고객이 맡긴 차량, 상품용 차량, 차량 진단기와 사무집기 등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고객은 자동차등록증을 들고 공업사를 찾아가 차량 반환을 요구했지만, B씨는 자신의 허락 없이는 차량을 내줄 수 없다고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도 소유권과 점유 관계를 바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민사로 해결하라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말해, 경찰은 “누가 실제로 사용할 권리가 있는지”를 현장에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본 셈이다.

문제는 이후 처리 과정이다. A씨는 B씨를 상대로 모두 9건을 제기했지만, 경찰은 이 가운데 2건은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고 나머지 7건은 각하했다.

불송치는 경찰이 사건을 검찰로 넘기지 않고 끝내는 결정이고, 각하는 아예 본격적인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접수 단계에서 종결하는 처분이다.

A씨는 각하된 사건에서는 B씨가 피의자 조사조차 받지 않았고, 자신도 피해 사실을 충분히 진술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 측은 경찰이 앞선 불송치 결과와 제소전 화해조서를 근거로 나머지 사건까지 각하하면서, 사건마다 다른 행위와 물건의 소유관계를 따로 보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이 공업사의 실제 임차인이고 점유자라는 자료를 제출했음에도, 화해조서에 달라진 내용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B씨가 A씨를 퇴거불응으로 신고하자 경찰은 A씨를 입건해 지난 4월 27일 전주지검에 송치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화해조서의 특정 조항은 B씨에게 유리하게 적용하고, 고객 차량이나 법인 장비처럼 별도로 봐야 할 물건은 충분히 따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씨는 경찰이 B씨의 열쇠 교체와 차량 이동은 민사 문제로 처리하면서도, 자신에게는 형사 책임을 물어 피의자로 만들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후 법원이 B씨의 잠금장치 교체를 A씨의 점유를 빼앗는 위법한 행위, 즉 점유침탈로 판단한 점도 경찰 판단과 대비된다.

점유침탈은 말 그대로 누군가가 실제로 쓰고 있던 공간이나 물건을 힘으로 또는 부당한 방법으로 빼앗는 행위를 뜻한다.

A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자 경찰은 소유권과 점유권을 확정하기 어려웠고, 상담과 고소 안내는 적절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민사로 해결하라고 안내해 놓고, 이후에는 A씨의 퇴거불응을 형사사건으로 송치한 점이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같은 공업사와 같은 점유관계를 둘러싼 분쟁인데도 A씨의 신고는 대부분 종결하고 B씨 신고만 형사사건으로 넘긴 것은 수사의 일관성과 형평성을 해쳤다는 지적이다.

특히 법원이 B씨의 잠금장치 교체를 위법한 점유침탈로 본 만큼, 경찰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임대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김제경찰서는 현재도 수사 중인 부분이 있고 최종 처분이 내려오지 않아 구체적 답변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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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전북취재본부 김하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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