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김용범 "2025년 韓 경제 장기 추세 달라질 가능성 보여줘" 호평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을 두고 "(한국 경제 성장세의) 장기 추세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초기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바이바이 동아시아 정체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김 실장은 "경제사를 실제로 바꾸는 것은 사이클이 아니라 장기 추세의 기울기다. 한 나라를 설명하던 성장의 문법이 바뀌고, 시장이 그 나라의 미래를 보는 기준 자체가 달라지는 순간은 10년, 2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다"며 "지금 동아시아에서 그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과 일본, 중국은 모두 흔들렸다"며 "한국은 셋 중 가장 깊은 비관에서 출발해 전혀 다른 성장경로를 시험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김 실장은 "한국의 2022~2024년은 암울했다.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수출을 짓눌렀고, 코스피는 미국 증시와의 동조 흐름이 깨지며 장기간 부진했다. 중국 부동산 침체와도 일부 맞물리면서 한국 경제는 동아시아 저성장의 대표 사례처럼 거론되기 시작했다"며 "2023년 실질 성장률은 1%대까지 떨어졌고, 피크 코리아론이 힘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실장은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PF 리스크가 불거졌고, 2024년 말에는 정치적 혼란까지 겹쳤다. 사이클, 금융, 정치의 위기가 한꺼번에 밀려온 시기였다"며 "그때 한국 경제를 설명하던 단어는 성장보다 쇠퇴에 가까웠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김 실장은 그러나 2025년 들어 반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2025년은 이상한 해였다. 연간 성장률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해다. 상반기는 정치적 혼란과 경기 위축으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며 그러나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는데, 공교롭게도 그 변곡점은 새 정부 출범 시점과 거의 겹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같은 시기에 AI가 촉발한 반도체 슈퍼사이클도 본격화됐다. 어느 한 요인만으로 지금의 변화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정책의 방향과 산업 사이클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우연이었는지 필연이었는지는 시간이 더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추세선이 방향을 바꾼 시점이 2025년 중반이라는 점은 뚜렷하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수습되고 정책 방향이 정리되던 그 시점에 메모리 수요, 데이터센터 투자, 첨단 패키징, 전력 인프라 확대가 한꺼번에 맞물리며 수출과 기업이익이 빠르게 살아났다"고 했다.

김 실장은 "경제사에서 정책과 산업 사이클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기는 드물다. 대개는 정책이 사이클을 거스르거나 사이클이 정책을 압도한다"며 "두 힘이 서로를 증폭시키는 순간은 흔치 않은데, 2025년 하반기의 한국이 그런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중요한 것은 2025년의 연간 성장률 자체가 아니라, 추세선이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성장률 전망은 연이어 상향됐고, 한국은 2026~2027년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국가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동아시아 저성장의 대표 사례로 거론되던 나라가 선진국 가운데 가장 강한 성장 탄력을 가진 나라로 평가받기 시작한 것"이라며 "이것을 단순한 반등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시장은 한국 경제의 장기 추세선을 다시 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실장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 경제는 1%대 저성장이 뉴노멀이라는 인식이 강했"으나 "이제는 2% 후반의 성장률이 현실적인 전망으로 거론되고, 한동안 비현실적으로 들리던 잠재성장률 3% 회복까지도 완전히 손닿지 않는 목표만은 아니라는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변화가 시작된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기에 장기 추세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그럼에도 성장률 전망의 상향폭, 자본시장 재평가의 속도, 정책과 산업 사이클이 맞물린 강도는 최근 수십 년 한국 경제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금 나타나는 변화를 단순한 경기 회복이 아니라 장기 추세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초기 국면으로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실장은 이재명 정부 들어 급등한 코스피를 두고도 단순 거품이 아니라 한국 경제 성장 추세 변화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했다.

김 실장은 "2023~2024년 시장이 던진 질문은 '한국은 끝났는가'였다. 지금 시장이 던지는 질문은 '반도체 사이클은 언제 피크아웃하는가'"라며 "국가의 운명을 걱정하던 논쟁이 산업 사이클의 지속기간을 논하는 단계로 옮겨갔다는 것, 이 변화는 생각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번 반전을 반도체 하나로만 설명하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놓친다. 반도체는 출발점일 뿐, 진짜 변화는 생산능력의 확대와 생산 성과의 자산화가 동시에 추진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면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축으로 한 3대 메가 프로젝트는 한국 경제의 생산능력 자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려는 담대한 산업정책"이라고 호평했다.

김 실장은 아울러 이재명 정부 들어 시행한 "상법 개정,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확대, 자사주 제도 개편, 국민성장펀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은 그렇게 늘어난 생산의 성과가 기업 내부에만 머물지 않고 기업가치와 국민자산을 거쳐 다시 미래 산업 투자로 순환하게 만드는 작업"이라며 "하나가 엔진의 크기를 키우는 일이라면, 다른 하나는 그 힘을 경제 전체로 전달하는 체계를 고치는 일"이라고 자평했다.

김 실장은 "과거 한국 경제의 성장 문법은 단순했다. 제조업이 생산하고, 수출이 외화를 벌고, 기업이 투자하는 구조. 이 모델은 한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았다"며 "하지만 경제가 커질수록 생산만으로는 부족하다. 생산의 성과가 자산으로 연결되고, 자산이 다시 혁신으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순환이 필요하다. 이 연결이 약하면 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도 자본시장에서는 저평가받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도 여기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즉 이재명 정부 들어 자본시장에 대한 여러 조치는 "제조업 국가에서 벗어나려는 게 아니라, 강한 제조업 위에 강한 자본시장이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하나 더 얹으려는 시도"였으며 그 결과가 증시 활황으로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김 실장은 이같은 성장 방정식이 "기축통화를 갖고 있고, 세계 최대 내수시장을 갖고 있으며, 이민으로 인구까지 보충"하는 미국과 다른 한국에서도 통하느냐를 두고 "AI 시대에는 다른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크기보다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김 실장은 "대만이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축통화도, 거대한 내수도, 대규모 이민도 없는 나라지만 세계 AI 공급망에서 대체 불가능한 반도체 노드를 확보하면서 선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성장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한국 역시 메모리반도체와 AI 하드웨어에서 세계 공급망의 핵심 노드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김 실장은 덧붙였다.

김 실장은 다른 한편 대만의 사례를 통해 "산업의 초격차가 곧 국민 전체의 풍요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배울 수 있다면서 "수출과 기업이익이 급증해도 그 성과가 소비와 자산, 비IT 산업으로 충분히 퍼지지 않으면 경제는 K자형으로 갈라질 수 있다"며 양극화를 우려했다.

김 실장은 "그래서 한국의 자본시장 개혁은 단순히 주가를 올리는 정책이 아니다. 생산의 성과를 국민경제 전체로 퍼뜨리려는 성장 메커니즘의 일부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시 활황을 생산 성과의 재분배로 본 셈이다.

김 실장은 다만 "저출산과 고령화, 가계부채"라는 한국 경제의 고질적 문제는 여전하고 "원화의 위상도 더 높아져야 하고 AI와 반도체 의존도 역시 관리해야 할 과제"라는 점도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김 실장은 "AI 생산혁명과 자본시장 개혁이 함께 작동하고, 공급망의 핵심 노드가 새로운 성장의 원천이 되며,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를 축으로 한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생산능력 자체를 다시 끌어올린다면 한국은 일본의 길을 가장 충실히 따라온 나라에서, 그 길을 가장 먼저 벗어나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김 실장은 "2025년은 높은 성장률의 해로 기억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훗날 돌아보면 한국 경제의 장기 추세선이 방향을 바꾸기 시작한 해로 기억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자평했다.

김 실장은 재차 "한국은 더 이상 과거의 추세선 위에 있지 않다. 우리 자신도 다 이해하지 못한 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성장경로에 이미 들어섰는지 모른다"며 "그것도 동아시아에서 가장 깊은 비관을 통과한 뒤, 가장 극적인 반전의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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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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