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동일인(총수)' 지정을 못 하도록 로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쿠팡의 동일인 지정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박상인 경실련 중앙위원회 부의장(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은 29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같이 미국에 (쿠팡의) 페이퍼컴퍼니가 있고 국내에서 (김범석 의장이 쿠팡의) 임원도 안 맡고 있으면 (쿠팡에 문제가 생겨도) 사실상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쿠팡의 동일인이 쿠팡 법인으로 돼 있으나 이를 김범석 의장으로 바꿀 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 씨가 쿠팡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4년 동안 140억 원에 달하는 보수와 인센티브를 받는 등 '친족 경영'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동일인 지정 시 공시 의무와 함께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된다.
박 부의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의 동일인 지정은 (기업) 지배에 대한 판단 기준들이 있다"며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이 있으면 외국인이든 여부없이 동일인으로 지정했다. 그리고 지배하는 최정점에 있는 기업이 공기업이면, 또는 소유분산 기업이면 기업을 지정해 놨다"고 설명했다.
박 부의장은 "그 원칙을 지켜왔던 것들을 2011년에 쿠팡이 대기업집단에 편입되면서 지키지 않았다. 거기서부터 잘못된 단추가 끼워졌다"며 "(동일인 지정이) 중요한 게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자연인이 이른바 총수로 지정되면서 사익편취 규제도 받게 되고, 이 사람이 공식적인 직함이 무엇이든지 궁극적으로 기업집단에서의 책임,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위치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의장은 "이미 쿠팡 김범석 씨를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잘못된 선례가 남겨져 문제가 커졌다"며 "그 문제를 이번 기회에 바로잡지 못하고, 또다시 (미국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국가 안보 문제를 일개 기업이나 기업인의 문제와 연계시키는 식으로 한다는 건 주권국가에 대한, 상대 동맹국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태도도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것에 우리가 굴복하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라며 "차제에 바로 잡아야 될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서 돈을 벌고 한국에서 기업을 하면 한국 법을 준수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자기(김범석)가 미국에 페이퍼컴퍼니 하나 만들고 미국이라는 입장 때문에, 그렇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뭔가 생각해 보라"라고 지적했다.
그는 "쿠팡은 미국의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다 공시하고 있다. 그렇게 공시하고 있는 것을 한국에서 똑같이 하라 했는데 그걸 왜 못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관할권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쿠팡이 미국에서 사업을 다 하고 미국 쿠팡이 있는 그 밑에서 실제로 사업회사도 다 있다고 했을 때 사업회사에서 문제가 생겼고, 최정점에 있는 경영진이 지시했다면 책임을 지게 된다"며 "그런데 지금 같이 미국에 페이퍼컴퍼니가 있고 국내에 임원도 안 맡고 있으면 권할권 문제로 사실상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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