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대리 등록·납부 의혹’ 불거진 경기교육감 진보 후보단일화

유은혜 측, 단일후보 발표 당일 이의 제기… "경기혁신연대, 사전 문제제기에도 침묵" 비판

혁신연대 운영위 단체들, 수사의뢰·후보 확정 유보 촉구… "사실 확인 시 단일화 결과, 원천 무효"

▲23일 경기교육혁신연대에 참여한 운영위원들이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진영 경기도교육감 후보단일화 과정에서의 ‘선거인단 대리 등록 및 가입비 대리 납부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프레시안(전승표)

안민석 전 국회의원 선출로 막을 내리는 것으로 보였던 진보진영 경기도교육감 후보단일화가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의 ‘대리 등록·납부 의혹’ 논란이 불거지면서 또 다시 혼란에 빠졌다.

23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유은혜 예비후보 측은 단일후보 선출자 발표 당일인 전날(22일) 오후 11시께 진보진영 경기도교육감 후보 단일화 기구인 경기교육혁신연대 측에 후보선출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

유 예비후보 측은 단일후보 경선을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17일간 진행된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특정 후보 측이 원격 인증 및 참여 회원당 3000원인 가입비를 대리 납부했다는 의혹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경기교육혁신연대에서 규정한 ‘경기민주진보 교육감 단일후보 선출 선거시행 세칙’에 따라 선거인단 등록은 반드시 본인의 핸드폰을 통해 본인 인증 및 가입비 납부를 진행해야 함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심지어 대리 신청을 유도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유 예비후보 측은 의혹 제기의 근거로 선거인단 모집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6일 도민들에게 발송됐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제시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오늘 인증/결제 안되는 분들 위 번호로 전화 주시면 원격에서 인증/결제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및 "다른 사람의 기기로 접속해 가입을 진행하라"는 등의 글과 함께 원격 등록 시 절차 안내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유은혜 예비후보 측이 선거인단 대리 모집 및 회비 대리 납부 의혹의 근거로 제시한 문자 메시지. ⓒ유은혜 예비후보 선거캠프

유 예비후보 측은 "해당 메시지에 첨부돼 있던 휴대전화 번호는 특정 후보 측 관계자의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기교육혁신연대의 규정 제9조에서는 선거인단 등록 시 반드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고, 가입비 역시 본인 명의로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대리납부와 집단 등록 등 조직 동원을 명확히 금지하고 있는 만큼, 이같은 방식은 규정 취지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대리납부 가능성 확인을 위해 자체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실제로 제3자가 대리 입력 후 본인 인증만 확인하면 대리결제를 진행해도 아무런 제한 없이 선거인단 가입이 완료된 사례가 있었고, 해당 가입자가 투표까지 마친 사실도 확인됐다"며 "이는 대리납부가 불가능한 시스템이라고 공언했던 경기교육혁신연대 측의 설명과 배치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예비후보 측은 경기교육혁신연대 선관위에 대리 등록 유도 문자와 통화 내역 및 대리결제 테스트 기록 등 확보한 관련 자료를 제출했음에도 ‘대납자를 걸러낼 대책이 없으며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외에는 딱히 대책이 없다’는 답변 뿐,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교육혁신연대에 △선거인단 전체에 대한 대리 등록 및 대납 여부 즉각적 수사 요청 △수사 결과 발표 때까지 단일화 후보 확정 유보 △수사 결과 대리 등록·납부 확인될 경우, 단일화 과정 원천 무효 등을 요구했다.

유 예비후보 측은 "이번 사안은 민주·진보 교육감 후보 선출을 위한 명분과 원칙을 무너뜨리고 경선의 공정성과 결과의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경기교육혁신연대는 사안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해 즉각적으로 단일화 과정에서의 중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2일 경기교육혁신연대가 진보진영 경기도교육감 단일후보 경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프레시안(전승표)

해당 의혹과 관련해 경기교육혁신연대에 참여한 운영위원들도 혁신연대의 즉각적인 움직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혁신연대 운영위원 참여단체 중 일부 단체는 이날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단일후보 경선 과정에 참여해 온 경기교육혁신연대 참여 운영위원 일동으로서, 이번 단일후보 선출 과정에서 제기된 중대한 공정성 훼손 의혹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며 "유 예비후보 측의 이의제기는 단순히 경선 패배에 대한 불복이 아닌, 공정성과 결과의 정당성에 관한 본질적 문제 제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경선의 공정성이 무너지면 후보의 정당성도 설 수 없고, 절차가 무너지면 결과 역시 인정받을 수 없다"며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를 확정하는 것은 또 다른 갈등과 분열만 초래할 뿐으로, 경기교육혁신연대는 경기도민 앞에 사과하고 즉각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진상을 규명하는 동시에 즉각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경기교육혁신연대 관계자는 "유 예비후보 측 및 운영위원들을 통해 제기된 해당 문제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교육혁신연대는 지난 22일 박효진(64) 경기교육연대 상임대표와 성기선(62)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안민석(59) 전 국회의원 및 유은혜(64)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실시한 후보단일화 경선을 통해 안 전 의원이 단일후보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경선은 18∼20일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보수 지지층 제외)와 19∼21일 6만 8447명(청소년 선거인단 940명 포함)의 선거인단 투표(휴대전화 전자투표 방식)를 진행, 각각의 결과를 45%와 55%의 비율로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선거인단 투표에는 총 4만 8520명이 참여해 70.8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청소년 선거인단의 투표율은 41.06%(386명)였다.

다만, 각 후보별 득표수 및 득표율과 여론조사 지지도는 후보들 간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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