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공익제보 교사' 연대 시민 3명 구속 기로…"검경, 가혹하다"

'복직 촉구' 지혜복 교사 고공농성 해산에 항의하던 중 연행…건조물침입 혐의

학교 내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뒤 내려온 부당전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임된 교사 지혜복 씨의 서울시교육청 고공농성에 연대한 3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지 씨에게 연대하는 이들은 "공익제보자 곁에 선 시민의 구속수사는 가혹하다"며 법원에 영장 기각을 촉구했다.

17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틀 전 지 씨의 서울교육청 고공농성을 해산하려는 경찰에 항의한 3명을 건조물침입 혐의로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이 청구된 3명 중에는 세종호텔에서 해고된 뒤 복직을 요구하며 호텔 앞 도로구조물 위에서 336일 간 고공농성을 했던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도 있다. 같은 혐의로 체포된 지 씨 등 다른 9명은 이날 석방됐다.

이번 사건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렸고, 이날 오후 늦게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A학교 성폭력사안·교과운영부조리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철회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지법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학교 내 성폭력을 근절하고 보복당하고 있는 공익제보자 곁에 선 시민에 대한 구속수사는 부당하고 가혹하다"며 "법원은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들을 구속할 사유가 전혀 없다. 주거가 확실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혐의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내에 설치된 CCTV 등으로 충분히 증거가 확보돼 있다. 때문에 불구속수사를 했을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했다.

경찰 연행 과정에 대해서도 공대위는 "미란다 고지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여성 시민의 연해을 여성이 아닌 남성 경찰이 진행하기도 했다"며 "불법 폭력 행사를 지적하는 연행자에게 '미란다 고지했잖아, 어쩌라고, X꼬라도 빨아드려요?' 같은 식의 폭언이 있었고, 유치장 수감 이후에도 'X까'와 같은 경찰의 욕설과 위협 등 인권침해가 지속됐다"고 주장했다.

지 씨도 직접 발언에 나서 "고공농성은 오로지 저의 고민 속에, 그리고 저의 간절함과 절박함, 폭력적으로 탄압당한 동지들에 대한 미안함, 분노 때문에 제가 내린 결정"이라며 "도와준 역할밖에 하지 않았는데 (3명의 시민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연행됐다 석방된 이 중 한 명인 차헌호 비정규직이제그만 활동가도 지 씨가 "투쟁주체고, 책임 당사자인데 도와준 사람에게만 영장을 청구했다"며 "공익제보자에게 영장을 청구하는 건 검찰이 봐도 창피한 일이어서 말도 안 되는 일을 한 것 같다"고 이번 영장 청구를 비판했다.

▲지난 1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한 교사 지혜복 씨. A학교 성폭형 사안 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 철회 공동대책위원회 제공

앞서 지 씨는 2023년 A 학교에서 상담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학내 성폭력 및 2차 가해 문제를 인지하고 공론화했다. 이후 A 학교로부터 전보 처분을 받은 지 씨는 '학교를 떠나면 성폭력 사안이 제대로 해결될 수 없고 공익제보자에 대한 전보 처분은 부당하다'며 이를 거부했고, 해임됐다.

지난 1월 2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고은설)는 지 교사가 서울 중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을 상대로 제기한 전보무효확인 소송에서 지 교사를 공익제보자로 인정하고 전보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복직은 이뤄지지 않았다. 부당전보가 원인이 된 지 씨 해임과 관련해서는 별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해임 소송 재판부는 지난 13일 서울교육청이 '조정 권고를 통해 해임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양측에 해임 취소 취지 조정 권고안을 제시했고, 서울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였다.

공대위 측은 '해임의 원인인 전보 조치의 부당성을 인정한 법원 판결이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화해 형태로 문제를 마무리하면 누가 옳고 그른지에 명확한 판단이 남지 않는다'는 등 이유로 조정 권고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또 △지 씨와 연대자에 대한 사과, 회복지원, 형사처벌 절차 중단 △지 씨 공익제보자 지위 부정 관련자 징계, 인사조치 △포괄적 성교육, 서울 학교 성폭력 전수 조사 등 구조적 대책 마련 등도 복직과 함께 요구 중이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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