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확산하는데"…BTS 굿즈에 '이건 폭탄이 아니다' 문구, 해외서 비판 여론

가자지구 군인 "문구 보면 고통스러워"…군사주의 요소 재고 필요 지적도

최근 예약판매를 시작한 방탄소년단(BTS) 공식 굿즈가 해외에서 부적절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아미밤'으로 불리는 응원봉을 담는 가방에 "IT'S NOT A BOMB(이건 폭탄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적어 출시했는데, 전쟁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국제 정세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전쟁 참상을 공유하는 군인은 해당 굿즈를 보면서 "고통스럽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BTS 굿즈에 담긴 군사주의적 요소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프레시안>이 확인한 데 따르면, BTS 소속사 하이브가 운영하는 플랫폼 자회사 위버스는 지난달 말부터 BTS 새 앨범 '아리랑' 발매 기념 월드 투어 관련 굿즈를 예약판매 중이다.

셔츠, 응원봉, 키링, 타월, 피켓 등 다양한 굿즈가 나온 가운데, 응원봉 가방을 두고 해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응원봉 가방에 "IT'S NOT A BOMB"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전쟁을 겪고 있는 국가의 거주자를 중심으로 부부적절한 디자인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하이브 자회사 '위버스'에서 예약 판매 중인 방탄소년단 굿즈에 제기된 비판ⓒX 갈무리

X(옛 트위터)의 한 해외 이용자는 가방 문구에 대해 "이번 일에 책임 있는 누구든 X 먹어라"라고 질타했다. 625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1만 2000개의 좋아요가 눌린 이 게시글에는 전쟁·테러 희생자들을 고려하지 못한 문구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가자지구에서 폭격으로 신음하는 팔레스타인 시민의 참상을 공유하고 있는 한 군인은 "이 문구를 보는 게 고통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X 이용자도 가자지구에서 BTS 포토카드가 발견됐다는 사진을 올리며 "영혼도 없고 부끄러움도 모르는 남자들 무리"라고 질타했다.

일부 이용자는 해당 문구가 적힌 가방을 들고 다닐 경우 공항, 행사장 등에서 보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일부 해외 언론은 가방 문구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을 소개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스포츠키다>는 BTS 응원봉 가방이 세계적인 전쟁 긴장 속에서 사람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X, 레딧 등 플랫폼에서 나온 "무례하다", "지금 집단학살이 벌어지고 있다", "국제 정세를 못 보는 것이냐" 등 반응을 전했다.

파키스탄 영어 매체 <익스프레스 트리뷴>도 "하이브가 '이건 폭탄이 아니야'라는 문구가 새겨진 새로운 방탄소년단 상품을 출시한 후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며 같은 논란을 소개했다.

다만 가방 문구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신을 무슬림이라고 밝힌 한 X 이용자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콘서트에서 스태프들이 응원봉을 폭탄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경찰까지 현장에 있었던 적도 있었다"라며 "이는 단순 응원봉 가방"이라고 했다.

BTS 응원봉은 전부터 '아미밤'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다. 이 때문에 공공시설에서 응원봉이 폭탄으로 오인되는 일이 종종 발생했고, 가방 문구는 이런 맥락을 풀어냈을 뿐 전쟁·테러와는 무관하다는 의견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으로 영국에 이어 미국 앨범 차트 1위도 석권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BTS 굿즈에 담긴 군사주의적 요소를 다시 한 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문아영 피스모모 대표는 <프레시안>에 "이 가방은 '폭탄이 아니'라고 적혀있지만 국방색의 군용 디자인 자체가 이미 군사주의와 전쟁의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다"라며 "폭탄으로 삶이 파괴된 사람들의 고통을 언어유희로 지워버리는 이 굿즈가 하이브 내부 어디서도 걸러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4억 개의 우주, 한 사람 한 사람의 우주가 소중하다고 노래한 BTS가 팬덤에 담긴 군사주의적 요소들을 한 번쯤 함께 들여다 봐 주길 바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으로 사라져 가는 우주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프레시안>은 하이브 측에 응원봉 가방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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