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명 후폭풍…지도부 진화에도 '장동혁 사퇴론' 계속

소장파 '재신임 투표' 제안도…黨지도부 "내부 퇴행적 이슈 매몰" 역비판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 제명에 따른 후폭풍을 이틀째 겪고 있다.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징계를 의결한 당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는 가운데, 사실상 제명을 주도한 장동혁 대표뿐만 아니라 제명에 찬성한 송언석 원내대표도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친한계인 박정훈 의원은 3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원내대표는 원내 의원들이 뽑은 사람이다. 의원총회를 두 번 했는데, 단 한 명의 의원도 '제명시켜야 한다'고 얘기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최고위원회의에) 가서 원내대표가 찬성했다. 의원들을 대표할 자격이 없기 때문에 장 대표와 함께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총회에서 '제명은 안 된다', '징계 수위가 과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는데, 송 원내대표가 한 전 대표 징계안이 의결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의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 전 대표 징계 뒤 당내 갈등이 정점에 달한 만큼,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시일 내에 열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지도부는 '좀 떠들고 항의하다가 사그라들겠지' 착각하는 것 같은데,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당장 생각을 공유하는 의원들과 의원총회(소집을) 요구할 생각"이라며 "의원들이 지금 이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친한계 의원 16명은 전날 한 전 대표 징계에 대한 항의 기자회견을 열고 "개인적 이익을 위해 당을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으로 몰아간 장동혁 지도부는 이번 사태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미래' 일부 의원들도 공동 입장문을 내 "왜 통합의 약속을 스스로 저버리고 뺄셈의 정치를 선택하는 것인가"라고 장 대표를 규탄했다.

대안과미래 소속 김용태 의원은 SBS 라디오에 나와 "당내에 많은 의원이 '이대로 정말 지방선거 치를 수 있겠나' 고민이 많은 것 같다"며 "이 사건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지방선거를 지금 이 체제로 치를 수 있느냐, 없느냐'를 당원들한테 한번 여쭤보는 게 순리"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특히 "장 대표 재신임 투표 같은 것을 (통해) 선거 앞두고 당원들한테 허심탄회하게 물어보는 작업도 필요하지 않나"라며 "만약 당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 건을 처리해 놓고 재신임받지 못한다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내부 비판에도 지도부는 사퇴 요구를 일축하며 사안 봉합에 주력하고 있다. 박성훈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더 이상 당원 게시판과 같은 과거의 문제, 우리 내부의 퇴행적 이슈에 매몰되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힘을 받고 있다"며 "소모적 이슈에 발목 잡히기보다는 이제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최수진 원내대변인도 "제명 결정 전 의원총회를 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고, 제명으로 판결이 난 것"이라며 "다양한 절차들은 있었다"고 말했다. 지도부 사퇴 요구에 대해 최 원내대변인은 "일부가 선출직에 사퇴하라고 해서 사퇴하는 게 과연 맞나. 사퇴를 원하지 않는 그룹도 분명히 있다"며 "그에 대한 판단은 지도부에서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도부는 다음 주 예정된 장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호남 방문, 인재영입위원장 발표 등을 계기로 지방선거 체제 전환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당내 갈등을 뭉개둔 상태에서 이같은 분위기 쇄신 시도가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신지호 전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대표 징계에 대해 "'윤 어게인'의 도움을 받아서 당 대표가 된 장 대표가 '윤석열의 정치적 유훈'을 실행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 전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자들 내에서 '장동혁 얼굴로는 치르나 마나다', '장동혁이 물러나고 새 판을 짜야지만 지방선거를 그나마 치를 수 있지 않겠나' 이런 목소리가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도희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