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장 이재명, 청와대 비정규직 고용 보장하라

[인권의 바람] 광장의 빛에도 청와대 비정규직은 웃지 못하나

당연히 해결될 줄 알았다. 청와대 비정규직 해고는 이재명 정부에게도 흠이었고, 풀기 어려운 문제도 아니었다. 그래서 미뤄뒀던 글,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왜 삼보일배를 했을까?

1월 1일 새해를 맞자마자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 200여 명이 해고됐다. 윤석열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기면서 청와대 개방사업이 시작됐다. 이때 일하게 된 청소·경비·안내·조경 직종의 노동자들이다. 지난 12월 29일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해고를 3일 앞두고 삼보일배를 했고, 세상에 이 노동자들의 투쟁이 알려졌다.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고용 보장을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 빛으로, 다시 청와대에서'

삼보일배는 세 번 걷고 한 번 절하는 행진 방식이다. 딱딱한 아스팔트에 무릎을 굽히는 동작을 반복하다 보니 보호대를 착용해도 온몸이 쑤신다. 근골격계가 연약한 고령 노동자들에게 너무 가혹한 투쟁이었다. 연대의 의미를 담아 기꺼이 삼보일배에 자원했다.

청와대 앞에 도착했을 때는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광화문 일대의 길바닥이 축축했다. 비가 온 뒤라 하얀 민복이 지저분해졌다. 민복 아래에 받쳐 입었던 후드티도 매연 가득한 시커먼 물에 더러워져 있었다.

삼보일배를 하는 내내 얼마나 열받았는지 모른다. 빌딩 전광판에는 '새로운 빛으로, 다시 청와대에서'라는 문구가 띄워져 있었다. 청와대로 향하는 가로등마다 비슷한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광장의 빛은 함께 만들었는데 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둠을 맞아야 하나? 광화문 한복판에서 삼보일배를 하는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비되는 풍경이었다.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고용 보장을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좋은 사용자'인가?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 해고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와 함께 수 많은 언론에서 청와대 비정규직 해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 문제를 모를 수 있을까? 원직 복직이 어렵다면 인근에 청와대 사랑채, 국립고궁박물관 등 고용승계가 가능한 공공기관들도 있다. 청와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도 '고용 보장'으로 폭넓다. 대통령실이 의지만 있다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다.

대통령실의 태도는 황당 그 자체다. 소년공 출신 대통령이라고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선전한다. 정부 광고에서도 노동 존중을 주요 표어로 선전한다. 민주노총 출신의 노동부 장관을 임명하기도 하고, 지난해 12월에는 "정부가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라면서 공공기관에 모범 사용자가 되길 주문했다. 그래서 청와대 비정규직의 해고는 200여 명이 일자리를 잃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진짜 사장인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였다. 지금까지 말했던 노동 존중이 진심인지, 선언에 불과한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가 된다.

정작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곁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해고는 살인이라는데, 대통령이 앞장서서 노동자들을 탄압했다. 공공기관의 대표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너나 잘하라며 노동자들을 계속해서 쥐어 짜거나, 비정규직 해고가 노동 존중이라 착각하며 계속해서 노동자를 쓰다 버리지 않을까? 좋은 사용자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이 모범을 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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