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획재정부 총인건비 지침을 빌미로 한 공공부문 중간착취를 막아달라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노사 교섭 과정에서 중앙노동위원회가 낸 '기본급 216만 원' 수준의 조정안을 사측이 '기재부 인건비 지침을 위반한 금액'이라는 이유로 거부 중인 상황과 관련해서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 철도고객센터지부와 코레일네트웍스지부는 2일 서울 종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두 지부에는 한국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 소속으로 역무·매표·주차관리·고객센터 상담 등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다.
지부에 따르면, 코레일네트웍스는 원청인 한국철도공사에서 1인당 245만 원 이상의 기본급 인건비를 받으면서도 실제로는 202만 원만 지급하고 있다. 그 이상 지급하면 기재부 총인건비 지침상 인건비 상한을 어기는 것이 돼 경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의 시정을 요구하며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코레일네트웍스와 교섭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지난 10월 14일 조정회의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기본급 216만 원 △식대 20만 원 △직무수당 4만~58만 원 등을 담은 조정안을 냈다. 이 경우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이 받게 될 임금은 240~294만 원 수준이다.
그러나 사측은 이 역시 기재부 총인건비 지침을 위반한 금액이라며 수용을 거부했다. 이에 서재유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수석부지부장이 지난해 12월 17일부터 단식에 나서는 등 지부 차원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회견에서 지부는 "철도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를 하고 있지만, 우리의 처우는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20년을 일해도, 1년을 일해도 기본급은 똑같은 202만 원, 최저임금 수준이다. 코레일 정규직이 받는 식대 20만 원조차 차별받아 14만 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께서는 지난 12월 9일 국무회의에서 '왜 정부, 공공기관은 사람을 쓰면 최저임금만 주나'라고 질타하며 적정임금 보장을 주문했다"며 "대통령 지시와 달리 정부의 기재부 지침은 노동자들의 밥줄을 끊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부는 "정부가 만든 지침이 정부기구인 중노위 조정안조차 무력화하는 모순적 상황을 대통령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며 △코레일네트웍스의 중노위 임금 조정안 수용 △기재부 총인건비 지침 개선 및 예외 인정 등에 대한 이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회견에 앞서 참가자들은 청와대 앞에 놓인 신문고를 울리려 했지만, 경찰에 의해 막혔다. 그러나 17일째 단식 중인 서 부지부장이 경찰 저지선을 우회해 신문고를 울렸다.
김종호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쟁의대책위원장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에게 적정임금을 지급하라는 대통령의 말이 진심이라면 지금 당장 청와대 앞 신문고의 북소리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조지현 철도고객센터지부 쟁의대책위원장은 "기재부 총인건비 통제 지침은 고공부문 비정규직 저임금 구조의 핵심 원인"이라며 "우리를 옥죄는 총인건비 지침의 사슬이 풀릴 때"까지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