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은 필요 없습니다"…대천애육원에 전달된 '이름 없는' 500만 원 '훈훈'

보령 거주 40대 여성, 보호종료아동 자립 위해 거액 기탁… 김철진 원장 "복지 사각지대 놓인 청년들에게 큰 힘 될 것"

▲대천애육원에 익명의 기부자가 "현금영수증은 필요하지 않다"라며 현금 500만 원(사진)을 기부했다 ⓒ대천애육원

연말 한파 속에서도 충남 보령의 한 아동복지시설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독지가의 온정의 손길이 닿아 기부 포비아와 각박해진 인심 속에서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보령시 신흑동 소재 대천애육원(원장 김철진)은 29일 오후 보령시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A씨가 센터를 방문해 성금 500만 원을 익명으로 기탁했다고 밝혔다.

이날 A씨는 원장실을 찾아 현금이 든 봉투를 건네며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기부금 영수증은 필요하지 않다"며 "오로지 보호종료아동인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A씨는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는 것을 한사코 사양한 채 오직 아이들의 미래만을 걱정하는 진정성을 보인 것이다.

현재 대천애육원에는 29명의 아동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4명의 청년이 곧 시설을 떠나 홀로서기를 시작해야 하는 '자립준비청년' 단계다.

매년 수많은 청소년이 만 18세(희망하는 경우 24세)가 되면 정든 시설을 떠나 사회라는 냉혹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을 향한 공적 지원은 여전히 현실적인 생활고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대천애육원은 전달된 기부금이 기탁자의 뜻에 따라 자립준비청년들의 초기 정착금과 생활 지원 등 공적 지원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메우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김철진 대천애육원장은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대가 없는 나눔을 실천해주신 기부자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며 "보호종료를 앞두고 불안해하던 아이들에게 이번 기부금은 단순한 금전적 가치 이상의 큰 용기와 희망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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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프레시안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이상원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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