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 "美측 '비관세장벽 진척 없으면 관세 높일 것'이라 해"

"한국에 시간 쏟을 수 없다? 잘못된 방법"…金총리 "日수산물 수입 논의 없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 측이 "한국과의 비관세 장벽 관련 협상에서 진척이 없을 경우 한국에 대한 관세를 높여서 무역 적자를 개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조 장관은 최근 미국에서 만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다른 나라와도 비관세 협상을 해야 하는데 굉장히 바쁘다. 한국에만 많은 시간을 쏟을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에 따르면, 그리어 대표는 관세 분야 협상 대가인 한국의 투자 요청과 함께 비관세 장벽 개선을 요청하며 "투자는 (정상 간) 합의 이후 진척이 느리고, 비관세 분야는 추가 협의키로 했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조 장관은 "'그건 잘못된 방법'이라고 지적하면서 한참 논쟁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 3일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그리어 대표 등을 만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대한 제지를 위해 만난 자리에서 미국 측이 비관세 분야에도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한미는 지난해 12월 비관세 장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열기로 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진전을 보지 못한 상태다. 비관세 장벽 이슈는 식품 및 농산물 교역, 온라인 플랫폼 규제, 지식재산권 등이다.

이와 관련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미FTA 공동위원회 개최 시기에 대해 "적절한 시일 내 개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재인상 행정명령에 대한 관보 게재 시점에 대해선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조 장관은 "(방미 계기 미 측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노력과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포함해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기 전에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미국 정부에 오해가 있었다는 점을 소상하게 설명했다"며 "루비오 장관이 이에 대해 이해를 표했고, 앞으로 양국 정부가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가자는데 긴밀히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 장관은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미국 협상팀이 이달 중 방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과의 면담 당시 "각 부처를 망라한 팀이 2월에 한국에 온다고 확인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통상 분야에서의 문제가 안보 협상에서도 문제가 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명했고 미국으로서도 한국과 약속한 이 이슈에 대해서는 빠르게 협상을 진행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여야는 이날 본회의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에 따라 대미투자특별법은 특위 활동 기한인 다음 달 9일 이전에 처리될 전망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미투자 관련 법안이 빨리 진행이 안 되다 보니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결정이 빨리 안 되고, 그러다 보니 실제 투자 자금이 납입되지 않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미투자특별법은) 2월 안에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10년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단행한 우리 정부의 독자적 대북 제재인 '5.24 조치' 해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남북 간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있기에 이를 회복하는 조치"라며 "이를 정식으로 해제하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했다.

한편 김민석 총리는 현 시점에서 일본 수산물 수입 재개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수산물 수입 재개 의사를 제기했다는 언론 보도에 관한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의 물음에 "논의된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총리는 "수산물 관련 유해 요소들이 우리 해안에 닿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일정 시기를 거쳐 일본 수산물 자체가 충분히 안전하다고 볼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 대한 과학적 판단이 나면 그에 대한 국민적 공감에 기초해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9일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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