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민주당 '사법개혁' 겨냥 "사법제도 그릇된 개편되면 국민 피해"

"혼란 속에도 올해 사법부 의미 있는 발전" 자평…법원 전자화·세종 컨퍼런스 등 언급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법제도가 "그릇된 방향으로 개편된다면, 그 결과는 우리 국민에게 직접적이며 되돌리기 어려운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 방안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조 대법원장은 5일 서울 서초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최근 사법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사법제도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중대한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한 번 제도가 바뀌면 그 영향이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지속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그러므로 사법제도 개편은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이론과 실무를 갖춘 전문가의 판단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법원행정청가 오는 9~11일 <법률신문>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법관들에게 당부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국회 법제사회법위원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설치법 제정, 법 왜곡죄 신설 등을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통과시켰다. 내란재판부법은 12.3 비상계엄 사건 관련 영장심사 및 재판을 전담판사와 재판부가 맡게 하는 법이다. 법 왜곡죄는 판·검사, 수사기관 종사자가 부당한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법을 잘못 적용하는 등 행위를 하면 처벌할 수 있게 한 내용을 담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사법부의 지난 1년에 대해 "사회적 혼란 가운데서도, 법원 구성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올해에도 의미있는 성과와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어 △차세대·형사 전자소송 시스템 구축 등 완성단계에 들어선 재판의 전자화 △세종대왕의 법치철학을 현대 법치주의와 비교하는 등 내용을 담은 세종 국제 컨퍼런스의 지난 9월 개최 △내년도 '제20차 아시아 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의 한국 개최 등을 성과로 꼽았다.

조 대법원장은 또 "법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노력 역시 계속되고 있다"며 △내년 3월 대전·대구·광주 회생법원 개원 △해사국제상사법원 설치 추진 △노동법원 설치 논의 등을 짚었다.

아울러 "국가 재정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내년도 사법부 예산이 상당 부분 증액됨으로써, 법원 구성원의 각종 수당 부족 문제의 개선을 비롯하여 신속한 재판 지원·회생법원 이전 및 설치·사법부 공간의 최적화·안전한 법원 구현을 위한 보안 강화·사회적 약자를 위한 차별 없는 법원 구현 사업 등 핵심 과제를 보다 충실히 이행할 수 있게 됐다"며 국회와 정부, 국민에게 이에 대한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조 대법원장은 "최근 사법부를 향한 국민의 기대와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무겁다"며 "이럴 때일수록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을 통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이 우리에게 부여한 사명을 묵묵히 수행해 내는 것만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다시금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법원장님들께서는 깊은 통찰력과 혜안을 바탕으로 사법행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주시어, 법원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든든한 토대를 마련해 주시기 바란다. 아울러 사법부 구성원 여러분들께서도 헌법이 부여한 책무를 수행한다는 자긍심을 가슴에 새기고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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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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