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1년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에서 '장동혁 지도부'의 강경 노선을 둘러싼 우려·비판의 목소리가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계엄·탄핵 사태에 대한 반성은커녕,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는 극우세력과 밀착하는 장동혁 대표의 행보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끌어낼 수 있겠냐는 지적도 잇따른다.
국민의힘에서 소장파로 꼽히는 김용태 의원은 25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직도 국민의힘은 극한 정치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며 "'개딸'과 맞서기 위해서 '윤 어게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거꾸로 할 필요가 있다. 보수 정치가 올바른 제자리를 찾아야만, 극단적인 정치를 깨부숴야만 많은 국민이 정치를 기대하고 희망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극단적인 대여 투쟁에 나설 것이 아니라, 중도층에 다가가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가 주도하는 장외 여론전에 "국민의힘이 어떻게 개혁할 건지 혁신적인 방안을 같이 내놔야 국민이 대안 정당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이 잘 못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힘의 목소리에 더 귀기울여 줄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 없이 대여 투쟁에만 몰두한다면 많은 국민, 특히 중도층이 귀기울여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지도부가 같이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장외 집회에서 거듭되는 장 대표의 강성 발언을 겨냥한 듯 "지도자가 내놓는 메시지는 보다 더 신중하고 무거웠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다음 달 3일, 비상계엄 사태 1년이기도 한 이날 취임 100일을 맞는 장 대표에게 김 의원은 진정성 있는 사과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12.3 비상계엄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당내 의원들이 저마다 생각하는 게 다를 텐데 이를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규명되면 사과와 반성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장 대표를 향해 "앞으로 12월 3일을 기점으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까지 내놔야 한다"며 장 대표 등 지도부가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필요성을 깊게 생각하지 않는 데 관해 "지금 지도부가 그걸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건 비겁한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정성국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해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통해서 김문수 후보를 극적으로 이겨 (당 대표가) 됐기 때문에 그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있다. 이 상태에서 강성 지지층에게 좀 서운한 말을 하더라도 그 비난을 감수하면서 국민과 중도를 바라보는 정치를 바로 시작했어야 하는데, 이제 취임 100일이 다 되고 있지 않나"라고 장 대표의 행보에 우려를 표했다.
정 의원은 "지금 강성 지지층은 잡을 거 다 잡았다"며 "이제는 합리적인 보수, 중도를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이해서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정말 진정성 있는 사과의 메시지, 미래를 바라보면서 (메시지를) 던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들이 당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며 "국민들이 주목할 때 메시지를 선명하게 내야 한다. 그냥 말의 표현을 떠나 진솔한 사과의 표현이 들어가야 하고, 과거 '윤 어게인'이나 부정선거와는 절연의 의미를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훈 의원도 YTN 라디오에 나와 "지금 지도부는 '윤 어게인' 세력이 주장하는 바를 동의하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딜레마가 있다"면서도 "그분들의 의견에 맹목적으로 동의하고, 그들과 선을 긋지 못하는 모습으로 갈 게 아니라 그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인사들 사이에서도 지도부의 '비상계엄 사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이렇게 가다가 선거 지면 어떡하나' 이러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이 문제를 잘 정리하고 지도부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포지셔닝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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