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尹에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이 반국가단체냐" 일갈

12.3 불법계엄 당시 체포 지시 진위를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법정에서 진실 공방을 벌였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홍 전 차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직접 홍 전 차장을 신문하면서 12.3 불법계엄 당시 "싹 다 잡아들이라. 대공수사권을 주겠다"는 윤 전 대통령 지시의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윤 전 대통령은 홍 전 차장에게 해당 발언을 두고 "대공수사권 얘기는 대통령이 방첩사 역량 강화에 관심이 크니 지원해주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지 못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그러면 '싹 다 잡아들이라'는 건 누구를 잡아들이라는 의미였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제가 계엄 선포문에서 반국가세력과 종북주사파 이야기를 썼다. 방첩사 역량 보강과 같은 차원의 지시로 받아들이지 못했느냐"고 했다.

홍 전 차장은 "그러면 '싹 다 잡아들이라'는 대상은 반국가단체라는 거냐. 누구를 잡아들이라는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반국가단체라는 게 대공 수사 대상 아니겠느냐. 일반 사람들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홍 전 차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저에게 소위 체포조 명단을 불러주면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이 반국가단체는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체포조 명단은 윤 전 대통령이 아닌 여 전 사령관에게 들은 것 아니냐"고 홍 전 차장에게 물었다. 이 대통령 등 정치인을 잡아들이라는 지시는 윤 전 대통령이 아니라 여 전 사령관이 독단으로 한 것 아니냐는 책임회피성 질문이다.

이에 홍 전 차장은 "그 논리가 맞으려면 여 전 사령관이 대통령 지시를 받지 않고 단독으로 판단해 군사 쿠데타를 했다는 거냐"고 반박했다.

홍 전 차장 공세가 이어지자 윤 전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이 계엄 선포 전 술자리에 있었다면서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 못하는 거냐"고 했다.

해당 질문에 홍 전 차장은 웃으면서 "만취했다 해도 대통령이 얘기하는 걸 못 알아듣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전 대통령이 관련 질문을 계속 이어가자 지귀연 부장판사가 윤 전 대통령 측에 "원하는 답이 안 나온다고 반복해서 물어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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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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