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자당 인사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의 토지거래허가제 폐지는 서울시 부동산을 과열시키는 데 기름을 부었다"는 등 오세훈표 부동산정책에 대한 공세를 쏟아냈다. 역시 서울시장 하마평에 오르는 김민석 국무총리도 연일 서울시에 대한 압박성 행보를 이어가면서, 여권의 내년 지방선거 '서울 탈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속도 잃은 신통기획, 서울시 권한의 자치구 이양 통한 활성화 방안'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하며 "오 시장이 취임 이후 신통기획, 모아주택을 앞세워 정비사업을 강조했다", "그러나 재임 4년 3개월 동안의 인허가 착공 실적은 점임 시장의 같은 기간에 대비해 8만4549호, 13만5500호나 감소했다"고 비판했다.
한 의장은 "현장에서는 서울시 심의에 수백 개의 사업이 몰리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한 번 지연되면 (심의가) 1~2년씩 밀리는 구조적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일정 규모 이하의 정비 사업을 선별적으로 이관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함께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이날 토론회 취지를 설명했다. '한강버스' 등 서울시 주재 사업을 연일 비판하고 있는 민주당이 이번엔 오세훈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을 정조준한 셈이다.
민주당 정책위와 국토교통위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특히 전현희 최고위원, 박주민·박홍근·서영교 의원, 정원오 성동구청장 등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전 최고위원은 "오 시장이 정비 사업 기간을 단축해서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한 주택 정비 정책인 신통 기획이 사실상 '불통 기획'으로 드러났다"며 "주택 공급이 한계에 부딪혀서 서울시의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주요 원인이 됐다"고 오 시장을 비판했다. 박주민 의원도 "지금 서울은 굉장히 어렵다. 인구도 줄고 청년들은 많이들 떠나고 있다"며 "주거 문제가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고 같은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박홍근 의원 또한 "오 시장은 (주택 공급) 31만 호를 이야기했고 또 신통 기획이 마치 자신의 큰 성과인 듯 포장을 하지만 (신통 기획은) 말 그대로 빈 깡통 같은 그런 기획이었다"고, 정 구청장도 "(오 시장이) 신통 기획이라는 걸 서울시에서 도입했지만 신통하지 않아서 '신통계획2'를 지금 발표했는데, 그것도 신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 시장을 겨냥했다.
이들은 △사업 인허가권 일부를 지방 정부에 이양하는 방식의 주택 사업 권한 재분배, △시민리츠·시민펀드 모델 등 개발이익 공유 사업, △비강남권 지역 재개발·재건축 촉진을 위한 집중투자, △심의 병목현상 해소를 위한 정비사업 창구 다변화 등을 논의 가능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민주당이 당내 '오세훈 시정실패 정상화 TF(단장 천준호)'를 설립해 한강버스 사업 및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를 쏟아내는 가운데, 역시 여권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민석 국무총리도 연일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며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서울시가 추진 중인 '감사의 정원' 사업을 비판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공사 현장을 방문, 해당 사업에 대해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모신 광화문에 '받들어 총' 형상의 조형물을 세우는 것을 국민이 이해할지 의문", "국가 상징 공간이 아니라 상징을 왜곡한 것 같다", "진짜 이상하다"는 등 맹폭했다.
감사의 정원 사업은 서울시가 앞서 올해 2월 추진 계획을 밝히고 전날부터 착공에 들어간 6·25전쟁 참전국 기념 사업으로, 여권과 시민사회에선 22개 참전국 상징물인 검은 화강암 기둥 22개가 '받들어 총' 자세를 연상시킨다는 취지로 사업 철회를 요구해왔다.
김 총리는 앞서선 지난 15일에 한강버스 멈춤 사고를, 10일엔 서울시의 '종묘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을 비판하는 등 연일 오 시장의 서울시정에 공세를 집중해왔다.
이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김 총리 행보를 두고 "국무총리로서 국정을 챙기기보다는 본인이 스스로 서울시장 수준이다라고 하는 것을 자인하고 다니는 것 같다", "사전 선거 운동에 가깝게 보여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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