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시진핑 '95분 회담'…"한중관계 전면 복원" 공감

경제 협력에 집중…북핵·안보·한한령 '한중 이견'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 첫 정상회담을 통해 민생과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한중 관계 복원에 시동을 걸었다.

다만 북한, 중국, 러시아가 밀착하고 미중 무역 갈등이 첨예해진 대외 환경과 소원해진 한중 관계를 반영하듯, 한반도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될만한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95분 간 진행된 정상회담 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위 실장은 "지금까지 한중 관계 발전에 부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권 피탈 시기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왔던 한중 공동의 역사적 경험과 양국 모두의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호혜적 협력의 성격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추진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했다.

위 실장은 이어 "양국 정부 간 정치적 신뢰를 확보하고, 민간 차원에서도 우호적 신뢰 축적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중 간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을 가동해 한중 관계 현안 및 지역, 글로벌 이슈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을 통해 양 국민 간 상호 이해를 제고하고 우호 정서를 증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경제적 성과로는 한중 통화 스와프와 한중FTA 관련 협의를 꼽았다. 위 실장은 "2009년부터 계속되어 온 한중 통화 스와프 계약 연장을 환영하면서, 한중FTA 서비스·투자 협상의 실질적 진전 협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이날 중앙은행 간 5년 만기 70조 원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서'를 체결했다. 위 실장은 "이는 양국 금융, 외환시장의 안정과 교역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또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2026~30)에 관한 MOU',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에 관한 MOU' 등을 체결했다.

위 실장은 "시 주석이 중국 경제를 설명하면서 내수 얘기도 많이 했다"면서 "쌍순환, 내수를 증진시키는 순환과 국제적인 연계를 증진시키는 순환을 얘기하며 민생 경제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초국가 스캠 범죄 대응을 위한 공동대응을 위한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도 체결했다. 위 실장은 "한중 양국 국민 모두가 초국가 스캠범죄 단지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이 민생 안정이라는 공동 이익 하에 대응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양국 국민의 민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한중관계 발전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을 "한중관계 발전이 안정적인 궤도에 접어들었음을 말해준다"고 자평했다.

시진핑, 한반도 평화 '中 역할론' 회피양국 정상 "북미 대화가 제일 중요"

북핵 문제를 비롯한 안보 현안에 대해선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했다. 위 실장은 "다양한 안보 이슈들도 다뤘다"며 "한반도의 평화 문제, 안정 문제, 비핵 문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만 했다.

이 대통령이 교류·관계정상화·비핵화를 병행 추진하는 '엔드(END) 이니셔티브'를 설명하고 시 주석의 이해와 호응을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답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위 실장은 그는 안보 관련 대화의 중점을 "정치적인 신뢰를 공고히 하는 데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 주석이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중재자 역할에 관한 명시적인 답은 내놓지 않았다.

위 실장은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나 안정을 위한 협력 용의를 표시했지만, 구체적으로 대화를 재개하는 데 중국이 어떠한 역할을 한다고까지 논의가 된 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측은 북미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그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내 한국 콘텐츠를 제한하는 '한한령' 해제 여부를 비롯해 서해 구조물 문제 중국이 한화오션 자회사에 취한 제재,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등 양국 간의 껄끄러운 문제도 테이블에 올랐다.

위 실장은 "다 다뤄졌고 좋은 논의가 있었다"면서도 "서로 실무적인 협의를 해 나가자, 서로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해 가시적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그는 한화오션 문제와 관련해 "미중 간의 무역 분쟁 문제가 좀 풀려 나가면 그런 분위기 속에서 한화오션 문제도 생산적인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됐다"고 했다.

한한령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문화를 교류하고, 문화 협력을 많이 하자, 콘텐츠에 대해서도 노력하자는 공감대는 있지만 국내 법적인 규정도 있어서 완벽하게 얘기가 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소노캄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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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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