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자 탑승 취소된 '한강버스'…민주당 "오세훈, 선거용 쇼"

민주 "'수상택시' 실패 이어 또 헛된 망상…한강 집착해 혈세탕진" 맹비난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 대중교통 수단으로 추진한 '한강버스'가 취항식 당일 호우를 이유로 시승이 취소되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은 "이 정도 비에 멈추는 교통수단이 대중교통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며 "헛된 망상", "선거용 쇼"라고 비판했다.

이인애 민주당 서울특별시당 대변인은 17일 서면브리핑에서 "수많은 논란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늘 '한강버스' 취항식을 강행했다. 그리고 '예보된 비'가 왔다면서 운항을 전격 취소했다. 황당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한강버스 공식 출항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여의도 선착장에서 오 시장을 비롯해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선착장 소재지 지역구 국회의원 및 구청장 등의 참석 하에 한강버스 취항식을 열었다.

그러나 시승 시간대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고 가시거리가 1킬로미터 이내로 짧아지면서 당초 예정된 한강버스 시승 행사는 취소됐다. 앞서 한강버스에 대해선 마곡에서 잠실까지 일반노선 이동에 걸리는 시간(127분)이 당초 계획(75분)보다 52분 늦어지면서 대중교통 수단으로서의 경쟁력에 물음표가 찍혔는데, 호우에 운항 자체가 취소되면서 이 같은 우려에 힘이 실린 꼴이 됐다.

이 대변인은 "오 시장은 심지어 오늘 취항식에서 '한강의 역사는 한강버스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며 마치 대단한 업적인 양 생색까지 냈다"며 "(취항식은) 황당하고 한심한 자화자찬 대망신쇼로 끝났다"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호우로 인한 시승식 취소를 두고 "안전조차 담보할 수 없는 위험한 졸속사업", "기후·수심·동절기 결빙·교량 높이 등 기본적인 변수에 대한 실증 검증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운항을 밀어붙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 정도 비에 멈추는 교통수단이 대중교통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또 한강버스의 대중교통으로서의 유효성과 관련해서도 "당초 서울시가 홍보했던 마곡~잠실 편도 소요 시간 75분 미만과 달리, 실제 운항 시간은 2시간이 넘는다"며 "얼마나 많은 시민이 퇴근길에 이 느림보 한강버스를 교통수단으로 선택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더 어처구니없는 현실은 출퇴근 교통수단이라 하면서 실제 한강에 투입된 선박이 고작 3척이라는 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 시장 특유의 한강 집착은 이미 실패한 수상택시에서 충분히 확인됐다"며 "그런데도 또다시 '한강 르네상스'라는 헛된 망상과 선거용 쇼에 매달려 시민의 혈세를 탕진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007년 오 시장이 '한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추진한 수상택시는 지난 2024년 출범 17년 만에 폐지된 바 있다. 수상택시는 당초 친환경 수상 출퇴근 교통수단을 콘셉트로 도입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후 수상택시를 찾는 출퇴근 이용자가 1년에 50명 미만으로 집계되는 등 사업 실효성 논란 끝에 전면 폐지된 것이다.

이에 비슷한 '출퇴근 대중교통' 수단을 목적으로 추진된 한강버스 사업에도 같은 취지의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한강버스 여의도선착장에서 열린 한강버스 취항식에서 인사말을 한 뒤 인사하고 있다. 서울의 새 친환경 수상교통 수단인 한강버스는 3개월간 시민 체험 운항을 마치고 18일 오전 11시부터 정식 운항을 시작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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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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