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언급하며 '철수설' 흘리는 한국지엠, 진짜 속내는?

한국지엠지부, '철수설' 비판하며 한국지엠 발전전망 제시

한국지엠 사측이 노란봉투법을 빌미 삼아 철수설을 띄우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이를 비판하며 향후 지엠의 한국 사업 유지를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4일 서울 서대문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한국지엠 구조조정 중단, 미래 발전 전망 제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지부는 한국지엠이 최근 3년 3조 원이 넘는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통상임금 확대 대법원 판결, 트럼프 관세 등 불리한 일이 발생할 때마다 철수설을 흘려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헥터 비자레알 한국지엠 대표이사는 지난달 21일 고용노동부 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본사 차원에서 한국 사업장을 재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터레알 대표이사 발언에 대해 안규백 한국지엠지부장은 "노조법 개정을 폄훼하는 것과 동시에 정부를 협박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며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와 공급망 노동자의 안전과 20만 일자리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오민규 한국지엠지부 정책자문위원도 "노조법 2조 개정 때문에 지엠이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라며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죽지 않고 다치지 않을 노동안전 프로토콜 만들기, 이를 위한 적정인력 유지, 적정임금 보장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런 내용은 지엠이 스스로 만든 '협력사 행동지침'에 포함된 내용"이라며 해당 지침에 △차별 금지 △안전하지 못한 환경에서 일하는 협력사 직원이 이를 본사에 보고할 의무 등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비자레알 대표이사가 노란봉투법을 공격하며 철수설을 양산하는 진짜 의도는 다른 데 있다고 분석했다.

오 위원은 "철수설이 퍼지면 지엠은 이를 자양분 삼아 막대한 국민 혈세를 지원받고 더 많은 특혜를 받기 위한 협상력"을 얻게 된다며 한국지엠이 2018년 '10년 사업유지'를 조건으로 공적자금 8100억 원을 받아낸 일을 거론했다.

다만 한국지엠이 사업유지 기한 이후인 2028년 뒤의 상황은 불확실하다. 현재 한국지엠은 한국공장에 신차를 배정하지 않고 있다. 올해 노사교섭을 시작하면서는 트럼프 관세 대응을 위해 9개 직영 사업소의 단계적 폐쇄와 유휴부지 매각 등에 나서겠다고 밝혀 이에 반대하는 노조와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오 위원은 "한국지엠이 정부에서 받을 떡고물이 남아있는 한 철수하지 않겠지만, 철수는 철수대로, 노조법 2조는 노조법 2조대로 다뤄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2028년 이후 사업 유지에 대한 협상을 벌일 때가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협상할 때 제발 나가지 말아달라고 하면 결과는 뻔하다"며 "미국 정부가 국유화한 지엠, 프랑스 정부가 최대 주주인 르노자동차, 독일 니더작센 지방정부가 최대주주인 폭스바겐 등을 참고해 대안을 갖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대형차 중심인 미국 시장에서도 성공한 중소형차 뷰익의 부품 공급망이 한국에 있다"며 "이를 한국에서 출시하면 사업 전망이 있고, 노조도 이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가 4일 서울 서대문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한국지엠 구조조정 중단, 미래 발전 전망 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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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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