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이 좋은 이유: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럼프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NFL 스타 트래비스 켈시(Travis Kelce)와의 약혼을 발표한 가운데, 정치적으로 대립 관계에 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사람에게 축하와 덕담을 건넨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스위프트는 인스타그램에 "영어 선생님과 체육 선생님이 결혼해요"라는 문구와 함께 약혼 반지를 낀 손을 맞잡은 사진을 올리며 약혼 소식을 알렸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켈시를 "훌륭한 선수이자 훌륭한 남자"라고 평가하며 스위프트 역시 "대단한 사람"이라고 언급하면서 "두 사람에게 많은 행운이 따르기를 빈다"는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반응은 과거 두 사람의 정치적 관계를 고려할 때 꽤 의미가 크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며 트럼프와는 정치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왔다. 특히 스위프트는 자신의 막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젊은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해왔으며, 이는 트럼프 진영에게는 부담스러운 요소였다. 그러나 이번 약혼 소식에 대한 트럼프의 축하 메시지는 정치적 갈등을 넘어선 인간적 배려의 모습을 보여준다.
트럼프는 그동안 선명한 표현과 강렬한 수사법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어내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능숙했던 인물이다. 그는 대립구도를 명확히 하여 대조효과를 극대화하고,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어 기선을 제압하는 공격적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그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는 있었지만, 동시에 사회적 대결과 분열을 심화시키는 부작용도 낳았다. 하지만 이번 스위프트의 약혼에 대한 반응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선보였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가수를 넘어 글로벌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인물이다. 그녀의 월드 투어는 각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막강한 마케팅 파워를 보여준다. 그녀의 앨범 발매나 투어 일정은 전 세계 팬들의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내며, 소셜미디어 트렌드를 주도하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러한 스위프트의 문화적 지위는 그녀의 개인적 소식조차 사회적 이슈로 확산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두 사람의 로맨스는 그 자체로도 화제성이 풍부했다. 켈시가 팟캐스트에서 스위프트에게 공개적으로 구애했고, 스위프트는 이를 "창문 밖에서 '당신이랑 만나고 싶어요!', '데이트할래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며 로맨틱하게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2023년부터 시작된 이들의 공개연애는 스위프트가 바쁜 월드 투어 일정 중에도 켈시의 경기장을 찾아 응원하는 모습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며, 팬들은 이들을 '영어 선생님과 체육 선생님 커플'이라고 애칭했다.
덕담 커뮤니케이션이란 상대방의 좋은 점을 인정하고 격려하며, 긍정적 에너지를 전달하는 소통 방식을 의미한다. 이는 비판이나 공격보다는 상대방의 성취나 행복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응원하는 태도를 기반으로 한다. 정치적 견해 차이나 과거의 갈등을 뛰어넘어 인간적 차원에서 상대방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성숙한 자세가 덕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덕담 커뮤니케이션은 사회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첫째, 사회적 갈등과 대립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치적 이념이나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분열을 치유하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상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확산시킨다. 서로 다른 입장에 있더라도 상대방의 인격과 성취를 인정하는 자세는 건전한 민주주의 문화의 토대가 된다. 셋째, 개인의 정신 건강과 사회적 유대감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개인에게는 위로와 격려가 되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신뢰와 연대의 분위기를 조성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도 이러한 덕담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리더들부터 일반 시민들에 이르기까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좋은 일에는 함께 기뻐하고 축하할 수 있는 성숙한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갈등과 대립보다는 화합과 상생을 추구하는 덕담 커뮤니케이션이 우리 사회의 주요한 소통 방식으로 자리잡는다면, 보다 건강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이번 축하 메시지가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를 넘어, 진정한 덕담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며, 이러한 소통 방식이 전 세계로 확산되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한다.
김찬석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커뮤니케이션 엔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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