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전문가 "尹 정부, 독자기술 원전 체코에 수출? 美 하청이나 다름없어"

"핵심설비, 핵연료 다 웨스팅하우스 것…애초 공동으로 들어갔어야"

윤석열 정부 시절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이 체코 원전 수출을 위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굴욕적 계약'를 맺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원자력 발전 전문가가 손실 여부보다 당시 정부가 독자 기술로 수출에 성공한 것처럼 거짓 홍보한 것이 문제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박운 동국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는 21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수원·한전과 웨스팅하우스가 맺은 체코 원전 수출 관련 계약에 "'독자 원전 수출국'이라고 정부가 홍보했던 점을 충분히 의심할 만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지적했다.

해댱 계약에는 △향후 50년 간 수출 원전 한 기당 웨스팅하우스에 기술사용료 1억 7500만 달러(약 2400억 원) 지급 및 물품·용역 6억 5000만 달러(약 9000억 원) 어치 구매 △체코 제외 유럽연합, 북미, 영국, 일본, 우크라이나 등 우선수주권 포기 △웨스팅하우스 기술 자립 검증 거쳐야 소형모듈원전 등 새로 개발한 원전 수출 가능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체코 원전 수출 이득이 24조 원가량이기 때문에 1조 원 정도 지출은 괜찮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체코 원전 수주하기 전에도 그렇게 이야기 했어야 한다"며 "결과론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발뺌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가 건설만 해주고 기자재, 핵심설비는 웨스팅하우스가 공급하고 부대설비만 우리가 납품하는 건 원전 수출이 아니다"라며 웨스팅하우스와의 계약 내용은 "우리가 하청으로 들어간다는 걸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체코에 수출한 원전은 "웨스팅하우스 원전의 한국 버전이라고 해야 된다"며 "이건 사실 세계시장에서 존개가치가 없는 원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연료도 다 미국 걸 써야 된다"며 "우리나라 원자로에 웨스팅하우스 핵연료를 바로 낄 수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핵연료도 미국 기술로 설계했다는 걸 천하에 고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다만 한수원·한전이 웨스팅하우스에 원전 수출 시 지불하기로 한 금액에 대해서는 과거 비슷한 사례와 비교할 때 "보상액 절대량은 늘었는데 한 기당 수주액이 커졌기 때문에 비율은 줄었다"며 "'손해다, 아니다'를 판단하기보다는 '우리가 독자 기술로 원전을 수출했다는 이야기가 맞는 거냐'를 중심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애초에 "웨스팅하우스와 공동으로 같이 들어가자"고 했어야 한다며 "그랬으면 이런(독자기술) 시비가 안 붙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독자로 들어가서 이득 보게 계약이 됐나"라고 반문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경북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열린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준공 및 3·4호기 착공식'에서 축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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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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