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실수로 잃어버려…"검찰, 해체해달라 몸부림 치고 있다"

검찰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관봉권 현금 뭉치와 관련해 자금 출처를 추적할 수 있는 중요 증거인 '띠지'를 분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 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건진법사의 집을 압수수색해 5만 원권 3300장을 확보한 바 있다. 그중 5000만 원은 비닐 포장이 벗겨지지 않은 상태로 일종의 '관봉권'이었다.

이 관봉권 지폐는 100장씩 묶어 '띠지'를 두르는데, 이 묶음을 10개 씩 비닐로 포장하고 스티커를 붙인다. 띠지와 스티커에는 현금 검수 날짜와 시간, 담당자 코드 등 출처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검찰 직원이 현금을 세는 과정에서 띠지와 스티커 등을 실수로 잃어버린 사실을 검찰은 지난 4월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 증거가 훼손된 상황은 대검에 뒤늦게 보고됐지만, 감찰도 이뤄지지 않았다.

김건희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은 지난달 18일 경기도 가평에 소재한 통일교 총본산인 천정궁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한학자 총재의 금고에서 '관봉권 다발'과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화 등 수백억 원 규모의 현금을 확인한 바 있다.

건진법사가 통일교-김건희 비리 의혹의 연결 고리라는 점을 비춰봤을 때, 건진법사 집에서 압수한 관봉다발의 출처를 파악하는 것은 수사의 기본 중 기본이었다. 그러나 '직원 실수'로 관봉 다발의 주요 증거가 훼손돼 출처를 밝혀낼 수 없게 된 상황이어서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주요 증거 훼손과 관련해 대검이 감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거 훼손의 책임자는 당시 서울남부지검장이었던 신응석 전 검사장, 그리고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다. 신응석 전 검사장은 '친윤 검사'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날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띠지에 여러 가지 정보가 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4개월 동안 수사가 진행이 안 되어서 왜 그런지 봤더니 저걸 다 잃어버렸다는 것"이라며 "제가 보기에는 검찰이 해체해달라고 몸부림치고 있다. 아주 박살을 내버려야 할 것 같다.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아주 구멍을 파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건진법사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현금 '관봉권' 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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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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