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택배사들이 14일 '택배 없는 날'을 지정해 배송 업무를 멈춘 가운데, 국내 최대 물류 업체인 쿠팡은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쿠팡 하루 불매운동을 벌이며 택배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와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송파구 쿠팡 잠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쿠팡이 택배 없는 날에 동참하지 않고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한 결과, 시민은 기꺼이 8월 14일 '쿠팡 없는 삶'을 선택했다"면서 "연대하는 시민들과 함께 로켓배송 없는 날을 실현하고 쿠팡의 노동 현실을 바꿀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은 이날부터 이틀간, 우체국 택배는 이날부터 18일까지 닷새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로젠택배는 15일부터 사흘간(15일~17일) 배송을 멈추고 택배 기사들의 휴일을 보장한다. 반면 쿠팡은 "자유로운 휴무가 가능한 업무 여건을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며 "'택배 없는 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의 '택배 없는 날' 불참 선언에, 결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쿠팡 하루 불매에 동참했다. 또 모금 운동을 통해 이날 <한겨레> 1면 하단에 '8월 14일 택배 없는 날, 로켓배송 없는 날' 광고를 게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택배 노동자들은 이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실천 행동에 대해 "300여 명의 시민과 7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였고, 전국 30여 곳에서는 쿠팡 하루 불매 동참을 요구하는 동시다발 출근길 선전전이 진행되었으며,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파업 지지, 로켓배송 없는 날 동참 인증샷에도 지금까지 5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택배 노동자들은 "'로켓 배송 없는 날'에 시민들이 호응하는 이유는, 쿠팡이 쏘아올린 로켓배송으로 인해 쿠팡의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전체 택배·유통업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이 추락하고 있다는 것을 시민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라며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내일 2차 파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택배 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에 해당해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아 공식적인 휴가가 없다. 이에 주요 택배사들에 광복절을 앞둔 이날 휴가 지정을 촉구하는 한편, △2시간 이내 20분 휴게시간 보장 △현장 에어컨 및 휴게공간 확충 △노조 권리 보장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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