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조선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한 이른바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대미 통상 협상 카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조선업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이는 데 대해 조선산업 주무부처의 장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오히려 윈윈할 수 있다"는 긍정 평가를 내놨다.
전 장관은 29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의 MASGA 협상 카드에 대해 "이미 대한민국 조선업은 세계 최강", "전 세계 30%의 배를 우리가 다 만들고 있다"며 "미국의 조선산업 경쟁력을 키워주는 측면에서 우리가 윈윈을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 장관은 MASGA 프로젝트에 대한 긍정 평가의 주된 이유로 북극항로 물류경쟁 시대에 있어서의 '대 중국 견제 기능'을 내세웠다. 그는 "조선산업이 미국하고 결합된다면 우리가 (중국) 상하이항과 경쟁을 하는 데 있어 국제 질서 속에서 조금 더 북극항로의 물류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전 장관은 이어 "북극항로가 열리게 되고 물동량을 상하이 항이 다 가져가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수가 없지 않나"라며 "(그걸) 견제하는 중간다리 역할로서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미국에 이전도 해주고, 그러면서 무역질서에 있어서 미국의 지지를 좀 받을 수 있는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전 장관은 '조선 투자가 미국으로 넘어가면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지금도 우리가 배를 수주하게 되면 우리가 수주한 배를 중국에 하청을 줘서 배를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고부가가치 배는 우리가 만들고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중국에 하청을 주듯이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MASGA를 시작하면) 기술 이전하고 사람 양성하는데 그게 10년 만에 되겠는가. 30년, 50년 가야 되는데 그 와중에 우리는 북극항로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거기에 (한국이) 선점을 하게 되면 이 선점의 효과는 상당히 한 100년 이상 갈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적극 호응하고 나섰다. 한미의원연맹 차원에서 최근 방미 일정을 소화하고 온 국회 외통위 민주당 간사 김영배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가 제시한 MASGA 프로젝트가 대미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가' 묻는 질문을 듣고 "미국은 지금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또 무역강국으로 등장하기 위해서도 물류를 좌우할 수 있는 조선업에 굉장히 관심이 있다"며 "세계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이 그런 파트너로 최적"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십빌딩(Shipbuilding)을 중심으로 해서 (우리가) 미국에 투자하겠다라고 하는 제안은 (미국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이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금액이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과연 일본이나 EU에 비해서 보따리가 더 크다고 느낄 수 있겠느냐, 이런 게 마지막 지금 저희들 입장에서는 쟁점"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그래서 아무래도 비관세 장벽의 영역, 즉 농업분야라든지 아니면 온라인플랫폼분야라든지 이런 분야까지 묶어서 전체적인 통합적 협상을 경제안보 영역에서 마무리 카드로 활용해야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안보' 영역에서의 협상 카드로는 "우리가 미국산 무기를 구매한다든지 아니면 방위산업 영역에서의 협력을 강화한다든지 하는 게 굉장히 또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다"며 "방위산업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고, 기술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패키지딜도 미국 입장에서는 산업을 일으키고, 경제를 일으키면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는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일본과 유럽연합(EU)의 협상이 완료된 반면 한국은 여전히 협상을 진행 중인 최근의 상황과 관련해선 "굉장히 사실 막판에 몰려 있는 상황", "상당국 입장에서 아마 굉장히 어려운 그런 상황"이라고 위기감을 어필, 현 상황 정부의 핵심 카드로 꼽히는 MASGA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애둘러 강조하기도 했다.
홍익표 전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이 지금 조선 산업 자체가 붕괴돼 있다", "미국의 인건비가 높고 하면서 사실은 미국의 조선업은 붕괴된 상태"라며 "조선업 협력 카드는 우리로서는 매우 효과적인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해 MASGA 프로젝트에 힘을 실었다.
홍 전 의원은 특히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LNG 가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인도와, LNG선을 만들 수 있는 한국, LNG를 팔기로 한 미국 간 '삼각 협력'을 제시하며 "우리로서는 비용을 좀 낮추면서 다른 농산물 개방에 대한 압박도 좀 낮추는 효과적 카드로 가장 유력한 게 조선업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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