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의료 정상화 시급…尹 정부서 과학적 추계 안 해"

배우자 코로나 관련주 보유, 농지법 위반 등 野 제기 의혹에 해명도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 시 최우선 해결 과제로 의료 정상화를 꼽았다. 정 후보자는 의정 간 신뢰가 깨진 것이 지난 정부 의료대란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민주적인 논의 절차를 만들어 이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연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복지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의 질의에 "가장 시급한 것은 의료 갈등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전공의 복귀 방안에 대해 그는 "병원과 각종 위원회 주체가 모여 (전공의 복귀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되는지 논의를 시작했다. 복지부가 수련 협의체를 만들어 신속하게 준비하겠다"며 이를 "전공의 수련 환경을 개선하고 제대로 된 수련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의대 정원과 의료개혁 과정에서 가장 잘못된 점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민주당 김윤 의원 질의에는 "구조적 계획을 하고 중장기 개편 방안 안에서 인력 정책을 같이 봐야 했고 과학적 추계를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신뢰가 깨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짚었다.

김 의원이 의정 간 신뢰 회복 방안을 묻자 정 후보자는 "투명하고 민주적인 거버넌스(governance)를 만들어야 한다"며 "의사를 포함해 의료인·국민·환자 등 다양한 주체가 모여 논의하는 절차를 먼저 정리하고, 그 절차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내용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 후보자는 향후 의료개혁 추진 방안에 대해서는 "공론화위원회와 의료개혁특위를 만드는 것을 복지부가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사회적 합의를 얻는다는 게 쉽지 않은 과제다. 첨예한 갈등이 있다. (전 정부의 실패를) 최대한 반면교사 삼아 (의료개혁을) 공론화, 정책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나"라는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질의에는 "양적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특수한 과목이나 특수한 지역에서 의사가 부족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더 과학적인 추계를 해야 전체 양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겠지만 분포는 부족함이 많다"고 덧붙였다.

의료정책과 관련 정 후보자는 남 의원과의 질의 중 공공병원, 1차의료 강화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정 후보자는 "공공병원은 이재명 정부에서 공공의료 체계의 큰 축으로 중진료권의 의료 컨트롤타워로 기능해야 하는 역할을 갖고 있다"며 "이를 할 수 있게끔 역량과 시설을 강화하는 계획을 갖추겠다"고 했다.

그는 또 "초고령화가 되면서 노인 의료가 많이 늘어났다"며 "특히 노인에 대해 1차의료 의사가 제대로 된 조정과 지속적인 진료를 해야 한다. 지역사회 중심 1차의료 강화를 위한 혁신적인 시범사업이 예정돼 있는데 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은 이날 의료 정책 및 기타 보건복지부 현안 대신 정 후보자 배우자의 코로나19 수혜주 보유, 농지 소유 등 신상 문제와 관련한 의혹을 파고드는 데 집중했다.

정 후보자는 배우자가 마스크 회사 FTENE 주식을 보유했던 데 대해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8년에 다 매도했다"고 밝혔다. 배우자가 손 소독제를 만드는 청해에탄올 주식을 보유한 데 대해서는 "2016년부터 보유했고 현재까지 한 주도 팔지 않았다"며 "원래 주정(酒精)회사로 알고 샀고, 2020년에 손 세정제로 사업을 확장했다는 것은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고 했다.

배우자 명의의 평창 농지를 둘러싼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 정 후보자는 "2019년까지 논농사를 지었다. 최근에는 나무 묘목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며 "가족만으로는 농사가 어려워 배우자가 친구들과 같이 가서 많이 진행했다. 그것도 부족하면 현지에 계신 공동경작하시는 분과 그 분의 이웃에도 도움을 요청해 농사를 지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정 후보자는 배우자의 주식 보유에 대해 "고의성이 없었지만 관련 주를 갖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 송구하다", 농지 보유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하다"고 밝혔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코로나19 유행 시기 서울의 한 병원에서 소란을 피운 끝에 방역 규정을 어기고 병동에 출입해 가족을 면회했다는 논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의도 있었다. 정 후보자는 "어떤 상황이었는지 확인할 수 없어 세부적인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지침은 누구나 지켜야 된다. 면회의 원칙은 반드시 지켰어야 맞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보건복지위원임에도 이날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권 의원의 질의 순서가 됐음에도 권 의원이 자리에 없자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권성동 위원님 연락이 안 되신다는데 질의를 안 하시는 것으로 알겠다"며 질의 순서를 다음 의원에게 넘겼다. 이날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건진법사 게이트 연루 의혹과 관련해 권 의원의 국회의원실과 강원도 강릉 소재 지역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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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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