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이진숙 논란에 여권 고심…우상호 "여론 가라앉지 않아"

친명 김영진 이어 박찬대도 "숙고 필요"…대통령실, 여론 살펴 '주말 결단' 예상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여론이 가라앉지 않는 후보자도 있고 그것이 현실"이라고 대통령실의 숙고 기류를 시사했다. 당초 '낙마는 없다'는 기조로 임했던 여당 내에서도 "여론이 갈라지는 부분이 있다"(박찬대 당대표 후보)라는 등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우 정무수석은 18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날까지 진행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한 총평을 묻자 "무난하게 진행됐다", "사전에 제기됐던 의혹이 해명된 측면들도 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우 수석은 "제기된 문제점, 청문회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나 종합 보고를 (대통령께) 드릴 것"이라며 오는 주말(19~20일) 중 이재명 대통령의 지침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우 수석은 두 후보자의 낙마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망하진 않았다. 그는 최근 대통령실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두 후보자의 낙마를 전망한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다 (대통령실 일부 인사들의) 개인 의견"이라며 "제일 중요한 건 대통령 의중", "(대통령은) 아직까지는 그런 지침을 주신 게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판단 기준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지침을 받지 못했다"고만 했다.

다만 그는 최근 야당은 물론 시민사회와 여당 내에서까지 두 후보자의 자진사퇴 요구가 분출하는 데 대해선 "좋은 여론도 있고, 또 사퇴하라는 여론도 있는 것을 그냥 여과 없이 그대로 다 보고를 드리고 있다", "의견들을 잘 정리해서 상황보고에 다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악화하는 여론을 대통령 또한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 수석은 전날 대통령실 기자 브리핑에서도 "대통령실은 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청문회가 마무리되는 금요일(18일) 이후 대통령께 전체적인 상황을 종합 보고할 계획"이라며 "종합 보고 이후 대통령께서 인사권자로서 일정한 판단을 하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으로는 엄호 태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일부 의원들이 두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 한 적이 없다"며 "잘 모르면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진사퇴 얘기를 당내 극히 일부 의원들이 하는 게 있겠지만 (지도부 차원에서) 그런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진행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이같은 여당의 기조는 유지됐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회동한 후 기자들에게 "상임위에서 한 분(강선우)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 달라'고 얘기하고 있고, 또 한 분(이진숙)은 '특별한 결격에 이르기까지 사정을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하고 있다"며 "상임위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

원내대표 회동은 결국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대한 "서로의 입장 차를 확인"(김 원내대표)하고 결렬됐다. 회동에서 민주당은 "각 상임위에서 통보한 내용에서 특별히 결격에 이를 정도의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을 견지했고, '최소한 2명(강선우·이진숙) 사퇴'를 주장하는 국민의힘과의 입장차가 끝까지 좁혀지지 않으면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에서라도 보고서 채택을 강행하겠다고 김 원내대표는 예고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도부의 강경 기조와는 당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백승아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낙마 없이) '끝까지 간다', (또는) '무조건 낙마다'라고 할 수는 없다"며 "국민 여러분들이 판단하고 또 대통령실에서도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김남근 원내민생부대표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 후보자 논란과 관련 "'갑질'이라고 표현되는 부적절한 행동들이 있었다는 것들인데 그게 일부 해명된 것들도 있고 해명이 안 되는 것들도 있다"며 "결국 두 가지를 종합적으로 봐야 된다", "대통령실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그는 이 후보자와 관련해서도 "대학 정책에 대한 능력은 있다는 시각도 있고 연구윤리 부분, 또 초중등부 정책에 대해서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며 "역시 두 가지 시각들을 잘 종합해서 대통령실이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차기 당권 주자인 박찬대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두 후보자에 대해 "갈리는 부분이 일부 있는 것 같다. 비판적 시각도 있고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하는 의견도 같이 있다"며 "그 두 의견의 비중을, 저울을 재봐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숙고가 필요한 시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특히 앞서 당대표 선거 경쟁자인 정청래 의원이 강 후보 의혹에 대해 일축하며 지지선언을 한 일을 두고는 "저도 개인적으로는 강 후보에 대한 지지는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민들을 대신해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며 "동료 의원들의 마음과 우리 국민들의 마음, 인사권자의 마음을 고루 생각해야 한다. 이게 여당 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 자세"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강 후보자 '갑질 논란'과 관련해서는, 같은 장관 후보자 처지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도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비판적 입장을 에둘러 표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 후보자는 강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의 질의에 "모든 갑질에 대해서 저는 동의하지 않고 근절돼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후보자는 보좌진 출신 의원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도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강 후보자의 과거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의혹에 대해 "면회 원칙 등 지침은 반드시 지켰어야 한다"며 "예외 없이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좌)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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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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