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대미협상에…민주당 "일방적 양보 안 돼, 당당하게 임해야"

농업 문제, 당정 이견 번지나…김병기, 제헌절 맞아 "尹 단죄가 헌법 바로세우는 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정부의 대미 통상·안보협상과 관련, 농축산물 수입 문제를 언급하며 "과거처럼 힘과 동맹의 논리에 따라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시대는 지났다", "국민을 믿고 당당하고 줏대 있게 협상에 임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재명 정부 초반 정부-여당 간 간격이 극도로 좁혀진 가운데, 농축산물 수입 문제가 당정 간 이견으로 번질 조짐인지 주목된다.

김 대행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에서 "(관세 협상에서) 미국은 쌀과 소고기의 수입 규제 완화, 유전자 변형 작물(GMO)의 수입 허용 등 시장 개방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행은 "한미협상은 철저하게 상호호혜와 이익증진을 목표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국익 최우선을 원칙으로 국익과 민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첫째, 자동차·반도체 등 주력 산업의 관세 인하를 관철해야 한다. 둘째, 농민의 생존권과 식량주권, 국민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며 "어려운 일이란 것을 잘 알지만 국민주권정부 이재명 정부라면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모두가 100% 만족하는 결과는 없다고 하지만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는 가능하리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회 농해수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한미 통상협상 과정에서 농업은 결코 교환할 수 있는 협상 수단이 아니다"라며 "농업·농촌·농민이 희생양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소고기 수입요건 완화, 쌀시장 추가 개방, GMO 수입 확대, 검역기준 완화 등은 식량주권과 국민 건강에 직결된 주요 사안"이라며 "정부는 우리 농업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해수위 소속 임미애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농산물 부분도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는 발언을 겨냥해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협상 대표가 협상할 여지를 충분하게 열어놓고 시작하려는 뉘앙스가 풍겨서 의심스럽다. 이렇게 해서 제대로 된 협상이 이루어지겠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윤준병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30년 동안 (무역협상 과정에서) 우리 농민들, 농촌들 또 농업이 희생도 많이 당했고 고통을 많이 강요당해왔다"며 "통상협상 과정에서 매번 농업이 희생 대상이 되는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농산물이 공산품의 수출 확대를 위해서 희생되는 것은 자제돼야 한다"며 "미국의 압박에 (정부가) 여러 고민을 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농업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주는 게 좋다"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특히 농산물의 경우, (한국은) 미국의 5대 수입국이고 미국은 농산물 분야에서 연간 8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보고 있다. 소고기의 경우에는 우리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 중 하나이고, 내년부터는 미국산 소고기 관세가 제로(0)로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이런 여러 여건들을 볼 때, 농업 분야를 전가의 보도처럼 제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김 대행은 제헌절 70주년을 맞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김 대행은 "민주당은 헌법과 민주주의, 국민주권 수호를 위해 앞으로도 전력을 다하겠다"며 "그 출발은 내란수괴 윤석열과 내란세력, 부정부패한 국정농단 세력을 단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안무치한 윤석열과 내란세력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야 한다"면서 "권력을 악용하고 국정을 농단한 김건희와 집사·법사 일당들을 하루 빨리 체포해서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것은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은 국민주권의 민주공화국이란 걸 우리 국민과 전 세계에 확인시켜 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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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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