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권' 권영세, 쇄신론 반박…"총선 참패 따라 계엄 이뤄져"

총선 당시 지도부 한동훈 겨냥?…韓 "뜬금없이 거친 말, 쇄신 장애물"

6.3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에 쇄신 논의가 나올 때마다 그 대상으로 거론돼온 이른바 '쌍권' 지도부의 일원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계엄·탄핵과 함께 2024년 총선 패배까지 "입체적"으로 시야에 넣고 반성·혁신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총선 패배 때문에 일어났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권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와 함께 당 지도부에서 선거를 지휘했다.

권 전 위원장은 14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 '윤희숙 혁신위'가 계엄과 탄핵에 대한 대국민 사죄문을 당원투표를 거쳐 당헌에 수록하자는 제안을 낸 데 대해 "전체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계엄과 탄핵이 지난 3년 사이에서 가장 큰 일이었고. 그 다음에 하나 더 큰 이벤트를 얘기한다면 결국은 총선 대패"라고 했다.

권 전 위원장은 이어 "총선의 대패, 참패로 인해서 의석수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버리니까 거기에 따라서 결국은 계엄도 이루어졌다고 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좀 입체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지난 일을 회고하고 앞으로 어떻게 개혁을 해나가야 될지를 생각해내는 데는 좀 더 입체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이 자신과 권 전 원내대표를 인적 청산의 대상으로 꼽은 데 대해 "혁신위원장을 오래 하지는 않았지만 굉장히 근시안적으로 당장 대선을 놓고 평가를 했던 것 같다"며 "애초부터 6대4 이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아니었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12.3 사태 이후에도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국회 투표에 불참하거나 의사진행을 막아섰던 데 대해 그는 "계엄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생각하는 분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엄청난 일이기 때문에 계엄에 대해서는 우리가 분명히 잘못했고 거기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되지만, 이게 바로 탄핵에 들어갔을 경우에는 당시 이재명 대표에게 그냥 대통령직을 헌납하게 되니까 일단은 대통령이 질서 있게 하야를 하든지 아니면 탄핵을 (하더라도) 구체적 조사가 이루어진 뒤에 하는 게 맞겠다, 그래서 당장 계엄 10일 만에 하는 탄핵은 반대하는 게 좋다는 의미에서 당론이 정해진 것"이라고 변론했다.

그는 그러면서 "서두르다가는 정권을 이재명과 야당에게 헌납하는 것에 불과하니까 조금 시간을 가지고 보는 게 좋겠다는 것이 당시 탄핵에 반대한 사람들의 입장이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만약 지금 돌아가서 그때 그 결정이 잘했느냐 본다면 우리 당의 입장에서는 그걸 그렇게 비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시도 아닌 상황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보다, 야당에 정권을 넘겨주는 것을 막는 게 더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인 동시에 과거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한 셈이다.

대선 과정에서 '쌍권' 지도부가 주도한 후보 교체 사태에 대해서도 그는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를 하겠다는 얘기를 경선 과정부터 줄창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단일화를 추진 안 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안 하는 게 사실은 배임이랄까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희숙 혁신안'에 그 부분도 우리의 과거 과오 중 하나로 들어가 있는데,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연합뉴스

권 전 위원장의 이날 발언을 놓고 '총선 지도부'였던 한동훈 전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권영세 의원이 연일 뜬금없이 거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아무리 정치인에게 자기방어 권리가 있다지만 국민들과 당원들 보시기에 과한 면이 있어 고심 끝에 한 말씀 드린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한 전 대표는 "권 의원은 '후보 강제교체'를 주도한 외에도 정대철 전 의원 등 민주당 출신 인사들에게 한덕수 출마 지원을 부탁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을 했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무리하게 말도 안 되는 '한덕수 옹립작전'을 폈는지 털어놔야 한다"며 "만약 권 의원 작전이 성공해서 내란혐의 대상자로 수사받게 될 한덕수 전 총리를 억지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만들었더라면 국민의힘은 진짜 내란당이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전 대표는 또 "계엄 해제된 당일 아침 권 의원은 '한동훈 대표의 즉각적 계엄 반대가 경솔했다. 대통령에게 깊은 뜻이 있었을 수 있지 않느냐'고 제게 직접 항의했고, 같은 취지로 언론에도 말했다. 한참이 지난 뒤에도 언론에 '다시 돌아가도 계엄해제 불참했을 것'이라고도 했다"며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면 중진의원의 그런 잘못된 생각이야말로 국민의힘의 쇄신과 재건, 화합, 무엇보다 국민 신뢰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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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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