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청문보고서 채택 난항…민주당 "직권상정 표결 가능"

與 "제2의 '논두렁 시계' 프레임" vs. 野 "사상 최악의 청문회"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5일 자정을 기점으로 최종 종료됐다. 청문회 '막판 보이콧'을 감행한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는 무자료 무대책 무자격 후보"라며 청문회 기간 연장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조직에 공백을 유도하려는 국정 발목잡기", "대선 불복까지 염두에 둔 의도"라며 반발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자당 청문특위 위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는 무자료, 무대책, 무자격 후보자"라며 "지금이라도 김 후보와 민주당이 자료를 제출하면 회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 의원은 "어제 자정까지 김 후보자가 내겠다는 핵심 자료를 기다렸지만 끝내 저희한테 도달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김 후보가) 약속한 자료를 내게 되면 저희는 청문회를 재개해서 (의혹을)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특위 위원장도 "청문회 계획서에서 2일로 계획을 했기에 (청문회는) 이미 끝났지만, 여야 합의만 있으면 다시 할 수 있다"며 "다시 청문계획서를 변경해서 또 청문회를 하고 이후 상황을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없이 단독으로 총리 인준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수 있다'는 민주당의 입장에 대해선 "그렇게 한 전례가 있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재명 정부의 첫 총리로서 당당하게 일을 하려면 여야 합의에 의해 청문보고서를 채택 후 본회의에 상정하는 게…(옳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 또한 "민주당에서 (김 후보자가) '설명을 잘했고 검증을 통과했다'고 하는 건 일종의 정신승리"라며 "의혹이 클리어하게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 청문회를 보이콧한 건 (국민의힘이 아니라) 김 후보자고 민주당"이라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번 청문회에 대해 "증인도 없고 참고인도 없고 자료제출도 없는 사상 최악의 인사청문회"라고 평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경제·민생을 얘기하고 협치를 강조하겠지만 총리 후보자를 철회하지 않으면 국민이 진정성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이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전 사전 환담에서 이 같은 내용의 우려를 이 대통령에게 직접 전했다고 전해진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시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문회가 끝나가는 시점에 김 지명자에 대한 의혹이 명확히 해명되지 않았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김민석 지명자 철회 검토를 요청드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 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해당 요청에 별다른 말을 남기지 않고, 대신 배석한 관계자가 '대토령의 국정지지율이 약 50%가 넘는 것을 생각해달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당황스러운 말씀"이라 평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배준영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보인 행태는 결코 정당한 야당의 역할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정부의 출범을 기어코 방해하려 드는 국민의힘은 국정 방해 세력"이라고 반발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하며 "억지 정치공세와 청문회 파행 유도는 국민주권정부의 출범을 지연시키고, 정부 조직에 공백을 유도하려는 국정 발목잡기", "대선 불복까지 염두에 둔 의도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문 대변인은 국민의힘 측 청문회 자료제출 요구와 관련해서도 "출처와 용처가 명확한 자금을 ‘수상한 자금’이라 매도하고, 김민석 후보자에게 '제2 논두렁 시계' 프레임을 씌워 모욕 주기를 하고 있다"며 "청문회장은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이지, 취조를 위한 검찰의 심문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몽니를 부리지 마시고 당장 인사청문회장으로 돌아와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측 청문특위 위원인 박균택 의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청문회 막판 보이콧의 명분으로 제시한 '자료제출 미비' 의견에 대해 '국민의힘 측이 의도적으로 자료제출을 거부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의무 없는 자료지만 (김 후보자가) 제출하려고 했고 다 준비가 되어 있고 위원장에게도 설명을 했다"며 "(국민의힘이) '그것을 먼저 비공식으로 먼저 달라'(고 했다). 국회 안에 들어오면 '청문회장에서 주겠다'고 하는데도 그걸 거부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료를) 준다고 하니까 오히려 본인들이 청문회장이 나타나지 않고 기자회견을 하고 또 본인들의 어떤 회합 장소에 모여서 오히려 버텼다"며 "제가 보기에는 자료 제출을 핑계로 청문회를 거부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야당이 도망을 간 청문회"라고 했다.

박 의원은 또 청문경과보고서의 여야합의 여부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합의에 응해주길 바라지만 아마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며 "(임명 동의표결을) 단독으로 치르기를 원치 않지만 그런 상황이 올까봐 염려하고 있다"고 말해, 여당이 단독으로 총리 인준안을 본회의에 상정·가결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전 비공개 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청문보고서 채택과 관련 "합의가 어려우면 민주당은 인준에 대한 표결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청문보고서는) 29일이 지나면 채택이 안 돼서 29일 지나면 직권으로 본회의 상정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처리는 아마도 오는 30, 혹은 7월 3~4일 정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구체적인 시기를 가늠하기도 했다.

한편 김 후보자 또한 이날 오전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상황에 대해 "오후 늦게부터 야당 위원님들께서 회의장에 들어오시지 않아 자정에 (청문회가) 자동 산회되었다"며 "자료제공을 문제삼으셨지만, 요청하신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본인 의혹들에 대해선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여전히 미흡하실 대목들에 송구하다"면서도, 청문회 파행 과정을 두고는 "결국 주진우 의원께서 제기한 '6억 장롱 현금' 주장의 허위를 사과하는 것이 야당에 부담이 된 듯 하다. 아쉽다"고 야당 측을 꼬집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이재명 대통령의 추경 시정연설이 열리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선원 의원 등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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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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