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못 잡으면 성공한 대통령 못 돼…투기억제책 빨리 내야"

이준구 교수 "집값 상승 기대, 자기실현적…지금 못 막으면 폭등은 필연"

이번 정부가 집값 폭등을 막지 못하면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없다며 한시라도 빨리 분명한 투기억제책을 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난 1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심상치 않은 집값 폭등의 전조에 직면하고 있다"며 "특단의 조처를 취하지 않고 팔짱만 끼고 있는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또다시 집값이 미친듯이 뛰어 오르는 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26%로 전주 대비 0.07%P(포인트) 올랐다. 강북에서 성동(0.47%)·마포(0.45%)·용산(0.43%), 강남에서는 송파(0.71%)·강남(0.51%)·강동(0.50%)·서초(0.45%)·동작(0.39%)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경기에서는 성남 분당(0.39%)·과천(0.35%) 등의 상승률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현상의 원인에 대해 이 교수는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던 윤석열 정부가 물러나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는데 왜 집값이 들썩거리고 있는지 의아해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이 대통령의 후보 시절 발언이 그와 같은 현상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후보 시절 대한 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집을 투자나 투기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는 발언을 했다"며 "그 발언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지역의 아파트촌에서도 윤석열 표가 우수수 쏟아져 나온 걸 보면 그런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도 있다"면서도 "공연히 쓸데없는 발언을 해 사람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줬다고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향후 바람직한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 이 교수는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집값 폭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일을 아무리 잘했다 하더라도 결코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며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그동안의 경험을 보면 아무리 강력한 투기억제책이라 할지라도 시기가 조금이라도 늦으면 아무런 효과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는 '자기실현적 예측'의 성격을 강하게 갖는다. 사람들이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면 서로 먼저 사들이려고 난리를 피울 것이고 그 결과 집값이 실제로 뛰어오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며 "지금 주택시장에 부는 가격 상승의 바람을 초기에 잠재우지 못한다면 집값의 폭등은 필연적 결과가 된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이재명 정부는 어물쩍거리지 말고 한시라도 빨리 분명한 투기억제책의 청사진을 내보여야 한다"며 "주거의 안정 없이는 서민들의 삶이 결코 안정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신고된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5천478건으로, 4월 거래(5천368건)보다 많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급격히 쪼그라들었던 강남 3구와 용산구 거래가 일제히 전월 거래량을 넘어선 점이 눈에 띈다. 사진은 8일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본 일대 아파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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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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