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텃밭인 PK(부산·울산·경남) 및 TK(대구·경북) 등 영남권을 찾아 "걱정말고 사전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만약 사전투표에 부정이 있다고 생각하면 바로 신고하라"며 "적발하면 완전히 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연상시키는 발언도 거리낌없이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PK·TK 지역을 돌며 "투표 안 하면 손해다", "내일 사전투표도 찍어달라"고 말했다.
특히 경남 창원 유세에서 크게 인쇄한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는 '투표' 퍼포먼스를 진행한 김 후보는 "저와 함께 다시 한번 민주화운동을 시작하자"며 "사전투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투표 안 하는 것보다 사전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사전투표 우리가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며 "만약 사전투표 부정이 있다고 생각하면 바로 신고하라. 위원장, 국회의원, 언론이 어디든 달려가 적발하면 완전히 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 발언의 취지에 대해 오후 영남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분들이 여러 분 있는데, 만약 그런 의혹이 사실이면 뒤집어진다는 뜻"이라고 해명하며 "너무 불신이 커져 있기 때문에, 일단 사전투표를 하시고 문제가 있을 때는 즉시 신고나 적발해주기 바란다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사례는 없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김 후보는 유세 연설에서 "앞으로 계엄 같은 거 절대 안 한다", "탄핵 절대 없도록 하겠다"며 큰절도 올렸다. "계엄 같은 거 절대 안 한다"는 말에 창원에 지역구를 둔 김종양·윤한홍 의원이 함께 연단에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 오후에 진행된 경북 경산 유세에서도 "계엄 그거 잘못된 거다. 또 탄핵을 통해 장사도 힘든데 앞으로는 반성하겠다"며 재차 큰절을 했다.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남긴 최고의 작품 창원"을 외치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독재"를 주장했다. 그는 "여러분의 힘으로 굳건히 민주주의를 세워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 산업단지가 있어 '노동자 밀집 지역'으로 꼽히는 창원에서 김 후보는 "노동조합이 계속 파업하고 월급만 올려달라고 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연봉을 4천, 5천 올려도 파업한다. 현대차도 정치파업이다", "윤석열 물러가라는 파업이 아니라 노조가 나서서 계속해 공장 노동생산성이 낮다"는 주장을 늘어놓기도 했다. 김 후보는 "선생님을 더 뽑으면 된다"며 "빈 교실에 밤 10시, 11시, 12시까지 엄마와 아빠가 퇴근할 때까지"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겠다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도 함께 거론했다.
김 후보는 이어지는 유세에서 '한 표'를 연신 호소했다. 경남 김해 유세에서 "사전투표 겁나도 걱정 말고 찍어야 한다. 본투표 날 아파서 (투표장에) 못가거나, 직장에 가면 우리가 한 표 손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오늘 여론조사 한 거 보니 제가 1%포인트 앞서는 걸로 나왔다"며 "절대 투표해야 한다. 지금 기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 서면 유세에서는 "투표로 독재를 막아 달라"며 "기권하면 죽어도 안 된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 유세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재판을 5개 받고 있다", "'법카'를 갖고 사과만 2.8톤을 샀다"고 하는 등 네거티브 공세도 지속했다. 그는 경북 경산 유세에서도 "어떤 사람은 유세하는데 방탄조끼 입고 한단다. 저는 방탄조끼 안 입었다"며 유세 잠바 지퍼를 내린 뒤 "커피 원가 아는 대통령"이라고 적힌 티셔츠를 내보이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한편 사전투표를 앞두고 국민의힘은 당내 갈등 봉합에 나섰다. 이날 부산 집중 유세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 인사인 윤상현 의원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한 데 반발해 "즉각 철회하지 않으면 이 시간부로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전날 선언했던 조경태 의원도 참석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의를 위해 다시 힘을 보태겠다"고 적었다.
김 후보는 영남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상현 공동선대위원장 인사가 취소된 것인지 여부에 대해 "제가 직접 (임명을) 한 게 아니다"라며 "당 내에서 지역별로, 윤 의원 지역이 인천인데 인천 선거를 지휘할 사람이 없다고 해서 윤 의원을 지명한 것 같은데 또 당 내에서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해서 지금 어떻게 됐나 모르겠다"고 답을 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 11일 '당원투표 부결'로 국민의힘 대선후보 자격 자격이 박탈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이날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된 후 처음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금 대한민국은 이대로 멈춰서느냐, 앞으로 나아가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고 김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한 전 총리는 김 후보와 포옹하는 사진을 첨부하며 "김 후보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으로 저부터 내일 아침 일찍 가까운 투표소에 가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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