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100일 맞은 시민들 "내란수괴 탄핵되는 날까지 광장 지킨다"

비상행동 尹 파면 촉구 집회…"3.15 두 손에 친구 손 잡고 백만 되어 모이자"

"오늘이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 선고가 될 줄 알았습니다. 12.3 비상계엄 이래로 3개월 넘게 이어온 내란이 정리되겠구나, 불면의 밤이 끝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선고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내란으로 헌정질서를 유린한 자에 대한 탄핵결정문 작성이 그렇게 어려운 사안인가. 내란수괴 윤석열을 신속히 파면하라!"

12.3 비상계엄 선포 100일째인 12일에도 어김없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바라는 시민들의 발길이 광장으로 이어졌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경복궁 앞 동십자각 인근에서 개최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긴급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5만 명의 시민이 모였다.

이날 집회 사회를 맡은 이미현 비상행동 활동가는 "내란으로 헌정질서를 유린한 자에 대한 탄핵결정문 작성이 그렇게 어려운 사안이냐"며 "어느 것 하나 헌법과 법률 위반이 아닌 것이 없고 중대하지 않은 것이 없다. 답은 파면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이 활동가의 선창에 맞춰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내란수괴 윤석열을 신속히 파면하라" "윤석열 파면으로 헌정질서 회복 쟁취하자" 구호를 외쳤다.

홍익대학교 학생 안소올 씨는 자유발언을 통해 "윤석열의 구속취소 후 처음 느낀 분노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피바람이 불 수 있다는 두려움이 그 이유라고 생각했으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무시당했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안 씨는 "수많은 시민이 3박4일 밤새 농성해 겨우 체포한 이례적 과정이 있었다. 더 추워지고 시간도 안 가는 그곳에서 윤석열을 구속하라는 것이 주권자 뜻임을 알리기 위해 선배들에게 의지하며 며칠 견뎠다. 지금도 시민의 뜻은 달라진 바가 없다"며 "그러나 그들(법원과 검찰)은 따르지 않았다. 이렇게 하는데도 시민들을 무시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순식간에 분노를 일으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주 집회를 하는 것은 할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주권자 말을 들으라 명령하기 위함"이라면서 "그들이 바라는 것이 우리가 포기하는 것이라는 게 명확해진 시점에서 우리는 포기할 수 없다"며 결의를 다졌다.

경기도 고양시 시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홍명교 씨는 특히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대해 항고를 포기한 검찰을 향해 분노를 쏟아냈다. 홍 씨는 "검찰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검찰이란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고 국민의 안녕과 인권을 지키는 법집행기관'이라고 적혀있다. 정말 그렇나"라며 "대한민국 검찰은 비겁함의 아이콘이다. 강자에게는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게는 가혹하리만치 강압적인 '강약약강'"이라고 했다.

홍 씨는 "검찰을 내란공범 부역자들과 엘리트들의 동아리로 전락시킨 심우정(총장)을 어떻게 해야 하나. 당장 사퇴해야 한다"며 "검찰개혁은 단순히 검찰만의 문제도 정치인만의 과제도 아니다. 불평등과 차별로 얼룩진 세상을 평등한 세상으로 만드는 우리들의 바람, 억압에 맞선 모든 싸움과 연결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들'이 망가뜨린 세상, 우리 평범한 시민들이, 노동자들이, 여성자들이, 장애인들이, 성소수자들이, 청소년들이 다시 만들자"며 "오는 토요일에 두 손에 친구 손을 잡고 백만이 되어 모였으면 좋겠다. 광장이 희망이다. 3.15 광장으로 모이자"고 외쳤다.

시민 안태진 씨도 "윤석열의 구속취소 후 잠을 못 자고 있다"며 "밤낮 없이 집회에 참여한 국민 덕분에 계엄을 막아내고 국회 탄핵안을 통과시키고 구속을 시켰는데, 국민이 잡아넣은 내란수괴를 법원과 검찰이 법의 이름으로 풀어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12.3 내란의 날부터 여기까지 달려왔다.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면서 "내란수괴가 탄핵되는 날까지 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계엄을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킨 힘으로 탄핵 선고를 이끌어내자"고 말했다.

시민들은 집회가 끝난 후 광화문대로를 따라 서울광장을 끼고 돌아 을지로입구역, 종각역을 거쳐 다시 광화문사거리로 돌아와 집회 장소인 동십자각에서 행진을 마무리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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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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