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 석방'에 "구속취소, 잘 쓰이는 제도 아냐"

"심우정 탄핵? 국민들이 위험하게 볼 것"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대해 "법원에서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구속 취소를 결정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옹호하면서도 "구속 취소라는 제도가 잘 쓰이는 제도는 아니다", "다른 사례에서는 법원이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다"는 등 거리조절용 발언을 내놨다.

한 전 대표는 10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듣고 이같이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8일 대통령 석방 당일엔 본인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법원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구속취소는 당연하다"며 "혼란을 초래한 공수처는 폐지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도 "공수처라는 제도가 민주당에서 억지로 사법 시스템을 흔들어보겠다는 정략적인 이익이었다", "날치기성으로 통과시킨 건데 그 제도 자체가 너무 성기고 구멍이 많다"며 "공수처는 정말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주장하고 있는 공수처 폐지론에 힘을 보탠 셈이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구속 취소 사유로 든 '공수처 수사권 논란'에 대해서는 "누가 보면 (공수처 수사가) 된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가 보면 안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의 대통령 수사는 불법'이라고 명확히 주장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거리를 둔 것.

한 전 대표는 "(공수처 수사권이 있다는 쪽과 없다는 쪽) 둘 다 말이 되는 얘기다. (공수처법상의) 그 문구로 보면..."이라며 "(공수처법에) 메꿔야 될 구멍들이 많다. 이런 혼란은 처음부터 예정된 것이었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 과정 자체가 불법이라는 지도부 측 주장과 최소한의 거리를 두면서도, 그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거나 비판하지는 않겠다는 중립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는 법원의 결정문에 '공수처 수사권 논란을 해소하고 가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데 대해서도 "거기서 털어지겠나"라며 "이 절차가 법원 전체가 모여서 회의하고 이런 절차로 되는 게 아니다. 사법 시스템 자체는 그 담당하는 주재하는 판사의 판단인 것", "그걸 모여가지고 다 같이 회의해서 털고 가자 이런 구조는 될 수 없는 것"이라고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한 전 대표는 "다른 사례에서는 법원이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다"며 "(공수처 수사권 논란 등은) 그런 과정들을 보면서 축적되면서 해소될 문제지 모여서 이렇게 회의하자 모든 판사는 이걸 따라라 이렇게 우리 사법 시스템이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또 '법원이 구속 기간을 날수로 계산해온 검찰의 관행을 뒤집었고, 이에 구속취소에 대한 절차적 혼란이 이어질 것'이란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구속 취소라는 제도가 잘 쓰이는 제도는 아니다", "앞으로 이 기준과 이 해석이 결국은 다른 일반 국민들께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라며 일부 동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는 '대통령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에서 좀 변화가 있나'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계엄은 불법이라고 정확하게 말씀드렸다"며 "(대통령보다) 나라 먼저 생각하고 국민이 먼저라고 생각해야 된다. 제 생각은 그날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한 전 대표는 심우정 검찰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검찰총장 탄핵추진 입장을 보이고 있는 야당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어떤 절차가 되든 간에 내가 마음에 안 들면 그냥 탄핵을 하겠다 이런 얘기잖나"라며 "저는 국민들께서 이런 점은 상당히 우려하고 걱정하시고 위험하게 보실 것"이라고 했다. 검찰이 의도적으로 윤 대통령 석방을 이끌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도 "사법 시스템이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는다"며 "음모론"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6일 서울 서대문구 코지모임공간 신촌점에서 열린 2025 대학생시국포럼 백문백답 토론회에서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세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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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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