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회 막으려면 단전부터 했겠지"…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었다

4일 새벽, 계엄군이 국회 본관 전력 차단…"계엄 해제 막으려한 중요 증거"

12·3 계엄 사태 당시 국회 안으로 진입한 계엄군이 계엄 해제가 가결된 직후 국회 본관 일부의 전력을 실제로 차단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월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만약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국회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부터 취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힘을 잃게 됐다.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사무처에서 제공받은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12월 4일 새벽 국회 안에 진입했던 계엄군이 새벽 1시6분 지하 1층 분전함을 열어 일반 전력과 비상 전력을 차단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실제 국회 본관 지하 1층 공간 절반가량의 조명이 꺼지기도 했다.

단전이 시행된 시점은 당시 새벽 1시1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한 직후였고, 단전 상황은 5분48초가량 지속됐다.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2월4일 새벽, 국회에 진입한 계엄군이 국회 본관 일부 전력을 차단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며 "계엄 문건과 일부 증언으로만 언급됐던 단전 조치가 비상계엄 당시 실제로 이루어졌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기 위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저지하려 한 것을 뒷받침할 주요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만일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평일이 아닌 주말을 기해서 계엄을 발동했을 것이다. 국회 건물에 대한 단전, 단수 조치부터 취했을 것이고, 방송 송출도 제한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단전 조치가 이뤄진 게 확인되면서 윤 대통령의 주장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질서 유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방해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추정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에 대해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에게 단전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한병도 의원 등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의 국회 단전 조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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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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