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정치하는 사람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며 '책을 읽지 않는 정치인'은 "멀쩡하게 보이는 사람이 종북좌파니 좌경용공이니" 하며 망상에 빠진다고 일침했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은 1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연설비서관을 지낸 신동호 시인의 <대통령의 독서>를 추천하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책을 "새해 처음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소개하며 선 전 시인은 "연설문 작성에 참고할 책을 내가 추천해 주기도 하고, 함께 책을 읽기도 했던 사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정치하는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대통령은 더더욱 그런 자리"라며 "책을 많이 읽는다고 꼭 지혜로운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지 않고는 통찰력과 분별력을 갖추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왕조 시대에도 세종과 정조 등 큰 업적을 남긴 개혁 군주들은 모두가 독서 군주들"이었다며 "빠른 속도로 변화 발전하는 오늘날에는 책을 읽지 않고는 미래를 통찰할 수도, 미래로 나아갈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책 읽는 정치인'의 대표 사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감옥에서 읽은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 큰 감명을 받아, 초고속인터넷망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정보통신부를 신설하여 대한민국을 IT강국으로 도약시키는 초석을 쌓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며 "왜 대통령이 책을 읽는 사람이어야 하는지 잘 설명해 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학창 시절이 끝나면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니 세상은 빠르게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자신은 과거의 세계관에 멈춰 있기가 쉽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책을 읽지 않는 현 세태를 "경제 선진국과 문화 선진국으로 발전한 대한민국이 유독 정치 영역에서는 구시대적 세계관과 이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멀쩡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종북좌파니 좌경용공이니 반국가세력이니 하며 유령같은 망상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이유"로 꼽았다.
아울러 "책을 안 읽는 정치는 나라를 추락시키고, 분열시키며, 국민의 삶을 뒷걸음치게 만든다"고 일침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12.3 비상계엄 주도 세력과 극우세력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직 시절 휴가 기간에 추천 도서를 공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같은 방식의 행보여서 당시 여론도 관심을 보였다. 문 전 대통령이 재직 시절 소개한 책은 서점 판매량이 올라가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 퇴임 후에도 평산책방을 차리고 추천 도서를 소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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