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취지의 진술을 대거 내놓은 데 대해, 여권 내부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맞춤형 답변이 이뤄졌다"며 '차지철·장세동 이미지를 의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김성태 전 의원은 24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용현이 장세동 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세간의 평가를 두고 "본인이 그걸 의도했다고 본다"며 "장세동이나 차지철, 이 두 사람 다 계엄과 주군의 이미지가 이렇게 데자뷔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김 전 장관 같은 경우는 '윤 대통령은 나의 영원한 주군이다' (라고 한 것)"이라며 "때문에 어제 헌재 심판에서는 (김 전 장관이) 대통령 눈빛 하나도 놓치지 않으면서 '예,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초지일관했고 또 그렇기 때문에 윤 대통령에게 그러니까 맞춤형 답변이 이루어졌다"고 했다. "내란죄 수괴가 자신일 수도 있는 내용까지 감수하면서 윤 대통령을 엄호하고 또 지켜내고자 했다"는 것.
김 전 의원은 이어 "'나도 장세동, 차지철처럼' 그렇게 해서, 또 본인이 내란죄로 관련한 형을 받더라도 언젠가는 사면 복권될 건데 그런 측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참모, 자신의 목을 바쳐서라도 윤석열을 지키고자 했던 참모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했던 의지"라고 분석했다.
김 전 의원은 김 전 장관의 "대통령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발언을 두고는 "그 대목이 너무 화가 났다", "제가 (윤석열) 간신 3인방을 지적하고 했다. 가장 1번 타자가 이 김용현 전 경호처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상계엄이라는 것은 정상적인 국정 운영에 이걸 동원할 수 있는 그런 통치 수단은 아니"라는 게 김 전 의원의 지적이다.
변론에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계엄 당시 포고령에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복귀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위법적 문구가 담긴 데 대해 "웃으며 놔뒀다"는 진술을 남겨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먼저 "(포고령에) '전공의 관련 내용을 왜 집어넣냐'고 하니 '이것도 경고한다는 측면에서 그냥 뒀다'고 해서 저도 웃으며 놔뒀는데 그 상황은 기억나는가"라고 질문했고, 김 전 장관이 "말씀하시니까 기억난다"고 답했다.
김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저 장면은 제가 좀 이해가 안 된다"며 "그러면 이걸 장난처럼 이렇게 비상계엄을…(한 건가)"라고 했다. 그간 윤 대통령 측은 계엄령을 '계몽령'이란 취지로 설명하는 등 '야당의 폭주에 대한 경고성 계엄'이라고 항변해왔는데, 이 같은 기조 자체를 뒤집는 장면이었다는 지적이다.
김 전 의원은 "(그간 윤 대통령 측 주장대로라면) 12.3 비상계엄 자체를 목을 내걸고 하는 처절함으로, 국민들을 일깨워주는 수단으로 통치권 행위를 했다는 진정성을 국민들한테 보여줘야 된다"며 그러나 "국방부 장관과 대통령은 그 포고령을 그런 식으로 판단하고 '이거 별 거 아니야', 이러면…(맞지 않다)", "반전되는 여론에 걸맞지 않은 모습"이라고 했다.
'의원 아닌 요원'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김 전 의원은 전날 윤 대통령 측이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에 대해 '의원이 아닌 요원을 끌어내라고 한 것'이라 해명한 것을 두고 "저 부분은 좀 약간 석연치 않은 그런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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