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윤석열 탄핵돼야" 57%…'반대'가 36%나?

탄핵 찬반, 청당지지율 등 '보수여론 결집', '정치적 양극화' 양상 뚜렷

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인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앞둔 가운데, 17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이 57%로 과반을 유지했다. 다만 앞선 2차례 조사에 비해 찬성률은 줄어들었고, 탄핵 반대 의견이 36%나 나온 것도 눈길을 끌었다.

갤럽이 지난 14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귀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은 57%가 찬성, 36%가 반대로 나왔다.

위헌·위법적 계엄 선포에 이어 국회에 무장군인을 투입해 계엄 해제 의결을 막으려 하는 등 윤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에 비하면 탄핵 반대론이 의외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전세계 정치학자들이 지적하는 '정치적 양극화' 내지 '데모크라틱 백슬라이딩' 현상이 한국에서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갤럽은 "지난주와 비교하면 찬성이 7%포인트 줄고, 반대가 4%포인트 늘었다"고 분석했다. 작년 12월 13일 조사에서는 찬성 75% 반대 21%, 올해 1월 10일치 조사에서는 찬성 64% 반대 32%였으나 12.3 사태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찬성 의견은 줄고 반대 의견은 느는 흐름이다.

갤럽은 "20~40대의 탄핵 찬성이 지난주 70%대에서 60%대로 줄고, 60대는 찬반 양분에서 반대 쪽으로 기울었다"며 "성향 보수층에서는 반대가 많아졌고(64%→73%),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인 작년 12월 2주 이후 한 달여 동안 중도·보수층, 전 연령대에 걸쳐 기류가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이번주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9%, 더불어민주당 36%, 조국혁신당 4% 등 순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12월 2~3주 각 24%에서 1월 2주 34%로 10%포인트 수직상승한 데 이어 이번주에도 5%포인트나 추가로 올랐다.

반면 민주당은 12월 2주 40% (국민의힘 대비 +16%포인트), 12월 3주 무려 48%(+24%포인트. 더블스코어)로 국민의힘을 압도했으나, 1월 2주에 12%포인트 하락한 36%(+2%포인트)까지 떨어졌고 끝내 이번주에는 1위 자리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갤럽은 "이번 달 들어 양대 정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의 비등한 구도로 되돌아갔다"며 "최근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진영 간 대립이 한층 격화한 가운데, 기존 지지층을 향한 대통령과 여당의 거듭된 메시지가 총선·대선·전당대회 등 정치적 이벤트와 같이 작용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분석했다.

갤럽은 "비상계엄 이후 현재까지의 정당 양상은 8년 전 탄핵 정국과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2016년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지지도는 그해 4월 총선 직후부터 10월 초까지 29~34%였으나 국정농단 사태 본격화 후 12%까지 하락했다"며 "2017년 1월 셋째 주 기준 정당 지지도는 범진보 51%(더불어민주당 37%, 국민의당 11%, 정의당 3%), 범보수 21%(새누리당 12%, 바른정당 9%)였다"고 부연했다.

차기 대통령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 48%,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40%로 나타났다. 정권교체론이 50% 가까이 나오며 반대 의견을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밖에서 유의미하게 앞서기는 했으나, 정권연장론 역시 40%로 나타난 것이 눈에 띈다.

다음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주관식 조사에서는 (직함 생략) 이재명 31%, 김문수 7%, 홍준표·한동훈 6%, 오세훈 4% 등 순서로 높은 응답이 나왔다.

갤럽이 언론사 의뢰 없이 자체 시행한 이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데이터베이스에서 무작위 추출한 표본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시행했고 응답률은 16.3%(총통화 6148명 중 1001명 응답 완료)였다. 설문지 원본 및 통계보정기법 등 조사 관련 상세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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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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