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법원 발부 체포영장이 2차 집행이 임박한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방부는 대통령 관저 외곽 경호 병력이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동원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국회 출석 증언에서 확고히 했다. 이 과정에서 여당 소속 의원과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국방차관) 사이에 언쟁에 가까운 질의응답이 오가기도 했다.
김 차관은 14일 국회 내란 국정조사 특위 기관업무보고에서 관저 경비임무 담당 부대인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5경비단에 대해 "(이들에게) 분명히 부여된 임무는 관저의 외곽 경계이므로, 영장 집행저지에 투입하지 말아달라고 경호처에 요청했고 거기에 답이 없었다. 그래서 제가 그 부대에 '물리적 충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경호처의 입장에 전달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에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이 "이들은 경호처에 배속돼 지휘통제를 받는데 장관(대행)이 다른 얘기를 한다면 지휘체계에도 위배되고 혼란이 온다"고 주장하자 "그것은 정당한 명령과 부여된 임무에 맞을 때의 얘기"라고 일축했다. 김 차관은 그러면서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 병력을 투입해 물리적 행위를 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며 "그것이 (군에) 부여된 임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임 의원이 "임무 여부를 장관이 그냥 판단하느냐", "대통령 측에서는 영장청구 자체가 위법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모르나"라고 따져묻자, 김 차관은 재차 "그것이 위법하다고 규정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그것은 주장·논란이고, 저는 그런 각자의 입장이 아니라 부여된 상황에서 저한테 부여된 권한으로 부대장에게 명확한 지침을 줘야 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김 차관은 그러면서 "만약 제가 한 것이 월권이고 직권을 남용한 거라면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지겠다"고까지 했다.
김 차관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국조특위에서 이른바 '한동훈 체포·사살설' 등 유튜버 김어준 씨가 제보를 근거로 제기했던 의혹에 대해서는 "이것은 의원님 입장에서는 합리적 의심이 간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제가 어쩔 수 없지만, 제 입장에서는 정말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저희들이 '그것이 사실이 아니다', '그런 제보를 한 사람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된다'고 분명히 입장을 얘기했다"고 일축했다.
김 차관은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은 확인을 해서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한 것"이라며 "정보사가 구입한 군복은 정상적인 사업 절차, 2024년도 훈련피복 구매 사업으로 진행했다는 것을 수차례 말씀드렸고, 김어준 씨 제보는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그것을 저희가 어떻게 확인하겠나. 그리고 본인이 제보를 했으면 그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되는데 제시하지 못하고 계시지 않느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에서 김 씨를 증인으로 채택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좀 명확하게 따져야 한다. 김 씨에 대해 청문회 증인 요청을 드린다"(김성원 의원)고 기세를 올렸다.
한편 이날 국조특위 보고에서는 이른바 '롯데리아 계엄 회동' 참석자인 정보사 정성욱·김봉규 대령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정보사 특성상 가림막 뒤에서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질의응답에 임했다. 다음은 이들의 증언 일문일답.
민주당 윤건영 의원 : 김 대령, 노상원 전 사령관이 '노태악 선관위원장 은 내가 직접 확인한다. 케이블타이, 야구방망이(준비하라)'라는 언급을 할 때 그때 계셨죠?
정보사 김봉규 대령 : 예.
윤건영 :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김봉규 : 이해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습니다.
정성욱 :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고, 나중에 문 사령관이 '장관님 지시'라고 다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윤건영 : 그러면 두 분은 장관 지시면 모든 걸 다 수명합니까? 그게 부당한 지시라도?
정성욱 :당시에는 그것을 판단할 수 없었습니다.
윤건영 : 좋습니다. 노 전 사령관이나 문상원 전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선발한 인원 30여 명 중에 HID 요원이 있었죠?
김봉규 : 예, 맞습니다.
윤건영 : 그러면 백령도 작전이라는 이야기 혹시 들어보셨어요?
김·정 : 없습니다.
윤건영 : 두 분 11월 초에 노상원 전 사령관을 만나서 지시를 받을 때 노상원 전 사령관이 점집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어요?
김·정 : 전혀 몰랐습니다.
윤건영 : 노상원 전 사령관은 현역 군인이 아니에요. 두 분은 대한민국 대령입니다. 군이 민간인 지시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 한 점의 문제의식이 없었습니까?
김·정 : 10월에는 그런 지시가 없었고…. 직접 지시를 받은 사항은 아니고… (중략)
윤건영 : 비상계엄이라는 말을 12월 3일 훨씬 이전에 두 분은 들었죠?
김·정 : 네, 그렇습니다.
윤건영 : 그렇다면 당시에 부당한 명령이라는 생각을 1도 하지 않았습니까?
정성욱 :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너무나 황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그냥 흘려듣는 식으로만 들었습니다.
윤건영 : 흘려들으면서 노상원과 문상호의 지시를 수행했습니까? 인원을 차출하고 비상계엄의 준비를 하고? 말이 됩니까?
정성욱 : 인원을 처음 선발할 때는 전혀 계엄이라는 얘기에 대해서는…(몰랐다).
윤 의원은 이같은 문답을 진행한 뒤 "지금 가림막 뒤에 계신 두 분 대령께서 아직까지 뭐가 잘못인지 인지를 못 하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 육군 대령이 민간인의 지시를 받고 병력을 구성하고, 비상계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문제를) 전혀 모르고 있다"고 한탄했다.
또 정보사 고동희 대령은 자신이 계엄 당시 선관위 장악 임무를 맡았던 데 대해 "아침 10시경에 문상호 사령관이 총기를 휴대하고 실탄을 준비하라고 해서 준비했다"며 "출동할 때도 몰랐다. 최초 지시할 때, 상부 지시로 (이뤄지는) 훈련 또는 검열의 일환으로 얘기를 들어서 그렇게 준하하고 갔다. 그때 저는 사령관을 신뢰하고 있었어서 그대로 믿었다"고 증언했다.
윤 의원은 이날 김선호 차관과의 질의응답에서는 현재 구속 중인 김용현 전 장관의 한남동 공관이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의 숙소로 쓰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국방장관 공관) 1층 거실에 매트리스를 깔고 경호원들이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며 "경호처에 공관을 사용하도록 허락해준 적 있느냐"고 물었다. 국방장관 직무대행인 김 차관이 "없다"고 하자 윤 의원은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국방부·군 인사들을 상대로 민주당 특검법안에 '외환유치' 부분이 들어간 데 대한 의견을 묻거나, 민주당이 근거 없은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대야 공세를 폈다.
강선영 의원은 탄약 불출, 장갑차 동원 등 의혹에 대해 '탄약이 경비고에서 불출됐을 뿐 영외반출이나 실지급된 것은 아니다', '장갑차가 아닌 소형전술차량'이라며 계엄 당일 군의 헌정질서 위협 가능성에 대한 언론보도를 "가짜뉴스"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야당에서는 "본말이 전도되는 것 같다. 탄약, 차량 이야기가 나오는데, 오늘 조사는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을 위한 것)"이라며 "계엄이 없었나? 있었지 않나. 국회 침입이 없었나? 있었잖나. 헬기 동원, 했잖나. 유리창 깼잖나. 선관위 진입, 했고, 서버 탈취, 추진했지 않느냐"(한병도 의원)이라고 역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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