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尹 수사·재판 지연에 "옳지 않다. 당당하게 임해야"

"조기대선 출마 고민"…"계엄 선포 명백한 잘못", "한덕수 헌법재판관 임명해야"

국민의힘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고민이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헌법재판에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 "옳지 않다",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헌법재판관 임명이나 내란특검 추진에 대해서도 당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오 시장은 26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먼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여러가지 상황 판단이 일반 국민들의 상식적 판단과는 좀 많이 달랐던 것 같다"고 비판하며 "(윤 대통령) 본인 입장에서는 야당의 의회 폭거 때문에 국정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을 것이고, 야당을 수사했던 검사들을 탄핵한다든가 감사원장을 탄핵한다든가 이런 걸 보면서 속된 표현으로 '이거 더 이상 못하겠다' 이런 생각을 했을 거라는 짐작은 하지만 군을 동원하는 계엄을 선포한 것은 명백하게 잘못됐다"고 했다.

오 시장은 윤 대통령이 공수처 등 수사기관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고 있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 진행에도 협조하지 안고 있는 데 대해 "옳지 않다"며 "본인이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하셨으면 거기에는 최대한 협조하시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상대방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재판 지연 전술을 쓴다 하더라도 그것을 당당하게 비판할 수 있으려면 대통령께서도 수사에 신속하고 당당하게 임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지난 12.14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자신이 탄핵 찬성 주장을 한 데 대해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없는 상황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수습책은 헌재의 판단을 받아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당시 우리 당 다수 의원들이 탄핵소추에 대해서 동의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걸 바라보는 국민들이 얼마나 우려스럽게 바라볼까 이런 생각도 있었다"고 했다.

현안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야 하는지에 대해 오 시장은 "헌법학자들마다 의견이 좀 다른 부분"이라면서도 "저는 당당하려면 임명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통령이 아닌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내란특검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야당이 야당 입맛에 맞는 독소조항까지 포함을 시켜서 특검을 갖고 정치를 하고 있다"고 야당을 비난하면서도 "따질 건 따지고, 독소조항을 덜어내도록 해서 받을 수 있는 특검은 받는 게 우리 당이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특검 추천 주체를 야당이 아닌 대한변호사협회 등 제3자로 하는 대안을 제시하자는 취지다.

오 시장은 인터뷰 말미에 '만약 조기 대선이 벌어지면 출마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사실 고민이 깊다"며 "지난번에 5년 동안 시장직을 수행한 때에도 중도하차를 했는데, 어쨌든 중도에 사퇴한 전력이 있는 제가 다시 또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건 사실 상당히 부담이고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그러나 또 한편 국가가 위기상황이고 4선 서울시장의 소중한 경험을 나라(를 위해) 써야 된다는 요구도 분명히 있을 수 있어서, 이런 두 개의 큰 요구, 책임감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될지 참 고민이 깊고 그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깊은 고민을 해서 지혜롭게 판단하겠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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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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