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검찰 상왕'이었나?…법무장관에 "김정숙 수사 왜 진행 안 돼?"

김건희 전 코바나 대표가 지난해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됐느냐"고 직접 메시지를 보내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씨,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영부인의 수사 상황을 물은 것으로 드러났다.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은 김 전 대표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며 김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의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박 전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왜 김정숙 수사는 2년 간 진척이 없느냐", "김혜경, 김정숙 여사 수사는 왜 진행이 잘 안 되냐"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 전 대표는 당시 디올백 명품 수수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김혜경 영부인은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으로, 김정숙 씨는 옷값 특수활동비 사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대통령 영부인이 현직 법무부장관에게 자신의 수사와 유력 정치인들의 부인 수사 상황을 묻고 독촉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 자체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특히 김 전 대표가 박 전 장관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직전 서울중앙지검 수뇌부가 대거 교체되는 상황이 있었다.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을 '패싱'한 인사가 갑자기 단행되자, 이 전 총장이 강한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검사들은 '김건희 비호'로 의심되는 갑작스러운 '총장 패싱' 검찰 인사에 대해 공개 반발하지 않았다.

또한 특검팀은 김 전 대표가 박 전 장관에게 '이원석 전 총장이 자신을 향한 전담팀 구성을 지시했는지', '김창진 당시 1차장검사가 자신에 대한 수사 전담팀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는지'를 묻는 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가 자신에 대한 수사 상황, 그리고 윤 전 대통령의 '정적'을 향한 수사 상황을 직접 법무부장관과 소통하며 챙겼다는 의혹이 드는 지점이다. 이후 실제로 김 전 대표의 디올백 수수 사건은 검찰이 무혐의로 처분했고,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 배경에 김 전 대표에 대한 수사 상황 등이 어떻게 작용한 것인지 등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자신이 연루돼 있는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수사보고서를 받아 보기도 했다고 한다. 이 보고서는 창원지검에서 지난해 11월 작성됐는데 박 전 장관에게 보고되고, 김 전 대표에게도 전달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김 전 대표 변호인단은 관련해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명태균 공천 관련 보고 내용을 김건희 여사에 전달했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검찰 지휘부가 교체되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건희 전 코바나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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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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