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기초수급비·장애연금 등 모아 어려운 이웃에 쾌척한 '나눔 영웅'

익산시 윤판용씨 7일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대통령 표창 수상

그의 얼굴엔 밝고 온화한 미소가 넘쳐흐른다. 집안이 가난해 중학교를 졸업한 후 상경해 건설현장 등을 돌며 생계를 꾸리다 30대 중반에 뇌출혈로 중도 장애를 갖게 된 그였다.

하지만 절망의 깊은 심연(深淵)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눔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그가 7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삼성동에 거주하는 윤판용씨(65)의 스토리이다.

"제가 힘들 때 받은 지원이 큰 힘이 됐습니다. 그래서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익산의 나눔 영웅으로 부상한 윤판용 씨(65)가 7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024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윤판용 씨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024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은 평소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한 이를 찾아 포상하는 행사다. 보건복지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KBS한국방송이 나눔 문화를 확산한다는 마음을 한 데 모아 공동으로 주최한다.

윤판용씨는 혈기왕성한 30대 중반에 뇌경색 후유증으로 지체·언어 부분에서 정도가 심한 장애를 갖게 됐다. 이후 윤 씨는 입소한 복지시설(동그라미)에서 재활을 통해 몸을 조금씩 회복하며 기초수급비와 월급의 주 수입원으로 이웃을 돌보는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윤씨는 2006년부터 익산 지역 장애인 복지시설 2곳에 매월 정기적으로 총 630만 원을 후원했다. 2020년부터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한국 백혈병 어린이재단에도 매월 정기 후원을 시작해 현재까지 총 820만 원을 지원했다.

윤씨가 일하는 장애인 직장재활시설 동그라미의 송정화 대표는 "자신도 어려운 상황에서 매월 18만원 가량을 4개 단체 등에 그동안 꾸준히 후원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진 게 많아서가 아니라 나누고 싶어서 나눈다고 말씀하실 때엔 코끝이 찡하다"고 말했다.

익산시 '나눔 영웅'의 기부는 정기 후원에 그치지 않았다. 온정의 손길은 지역에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와 학생들에게로 닿았다.

▲윤판용 씨는 "투병과 장애로 힘든 시기에 받은 지원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며 "나도 사회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

윤씨는 앞서 지역인재 장학사업을 위해 1000만 원을 기탁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전북대학교 어린이병원에 취약계층 어린이가 소외감 없이 치료받을 수 있게 써달라며 평생 모은 돈 2000만 원을 쾌척했다.

이번 수상은 윤 씨가 장애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도 20여 년간 기초수급비와 장애연금을 모아 꾸준히 기부 나눔을 실천해 사회적 귀감이 된 공로를 인정받아 이뤄졌다.

윤판용씨는 "투병과 장애로 힘든 시기에 받은 지원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며 "나도 사회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기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보다 더 힘든 이웃을 찾아 돕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더욱 뜻깊고 의미 있는 기부에 감사드린다"며 "익산시는 일상 속 나눔을 실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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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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