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부권·영호남 현직 경찰이 말하는 제1 조건?…"바로 접근성입니다"

[제2중앙경찰학교 최적지 남원] ⑰ 현직 경찰의 외침

이달 17일 오전 전북자치도청에서는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전북본부(회장 손범수)를 비롯한 전북 15개 경찰서 직장협회장단과 신임경찰관 등이 '제2중앙경찰학교의 남원 유치'를 강력히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가 예사롭지 않은 이유는 현직 경찰들이 후배 경찰들을 위해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특히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북본부 외에 부산과 대구 등 영남지역본부와 광주부·제주 등 호남본부 등이 함께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전북 남원시가 전라와 충청, 경상권을 잇는 교통 요충지임을 보여주는 도표 ⓒ남원시

현직 경찰을 회원으로 둔 전북본부의 회원은 2500명에 이른다. 여기다 부산과 대구 등 영호남 5개 시도 본부의 회원을 모두 합치니 1만1300여명에 육박한다.

어떤 이유로 영호남 현직 경찰들은 제2중앙경찰학교의 남원시 설립을 희망하는 것일까?

해답을 찾기 위해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전북본부의 소개를 받아 부산과 대구본부의 현직 경찰 2명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부산에서 현직 경찰로 34년동안 근무해온 50대의 A경찰은 "무엇보다 중남부지역과 영호남 경찰의 접근성이 좋아야 할 것 아니냐"며 "이런 차원에서 주변에 있는 부산지역 경찰들은 남원시 설립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교육을 받기 위해 충북 충주시에 있는 제1중앙경찰학교로 버스를 타고 올라간 기억을 잊지 않았다. 당시 버스를 타고 3시간30분 정도를 할애했다며 "접근하기 쉬워야 교육생들에게 좋을 것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30여 년 동안 근무 중이라는 B경찰은 "대구에서 가급적 멀지 않은 곳에 제2중앙경찰학교가 들어서는 것이 좋을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교육생이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경찰학교도 정부 시설인데 이런 공공시설이 너무 한쪽으로 쏠려 있는 것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 2명이 대구와 부산의 현직 경찰을 대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5개 시·도 현직 경찰로 구성된 지역본부가 남원시 설립에 의견을 같이 했다는 점에서 2명의 의견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무게가 실린다.

▲이달 17일 오전 전북자치도청에서는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전북본부(회장 손범수)를 비롯한 전북 15개 경찰서 직장협회장단과 신임경찰관 등이 '제2중앙경찰학교의 남원 유치'를 강력히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전북자치도

현직 경찰의 의견을 간추리면 '접근성'은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의 핵심 기준 중 하나이고 남원시가 적지라는 말이다. 실제로 남원시는 전라와 충청, 경상권 등 3개 권역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지리산을 경계로 한 전북과 전남, 경남 등 3도(道)의 지리산 통합문화권 시대를 활짝 열어야 한다며 1990년대 말부터 7개 시·군이 힘을 합쳐온 배경에도 교통과 문화적 동질감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남원시 운봉읍을 중심으로 한 교통망은 지금도 씨줄과 날줄이 촘촘히 엮여 있듯 하나씩 완성도를 향하고 있다. 우선 동쪽으로는 대전~통영 고속도로 뻗어있고 서쪽으로는 완주~순천 고속도로가 시원스럽게 뚫려 있어 원활한 교통을 도와준다.

운봉면을 중심으로 광주~대구 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있고 오는 2030년에는 달빛내륙철도가 연결돼 남원시 KTX 정차역을 중심으로 광주와 대구를 하나로 묶어준다.

이름도 정겨운 달빛내륙철도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따라 영호남을 1시간대 생활권의 거점지로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할 전망이다.

어디 이 뿐이랴. 급한 일로 수도권에 가야 한다면 KTX 전라선과 SRT를 이용해 2시간 가량을 할애하면 그만이다. 광주와 대구, 부산 등 3대 공항과도 연접해 있어 언제든지 육·해·공 교통망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남원시의 큰 장점이다.

이러다 보니 영·호남을 연결하는 내륙의 관문이자 문화적·경제적 접촉지대인 남원시 운봉읍에 제2중앙경찰학교가 들어서면 영·호남 어느 지역이라도 접근성이 뛰어날 것이란 견해이다.

시·군과 시·도를 넘나드는 광역교통은 어떠한가? 남원시 운봉읍은 국도 24호선과 맞닿아 있으며 국지도 60호선과 지방도 743호선 등도 함께 연결돼 있어 큰 불편은 없다는 주민들의 설명이다.

광주~대구 고속도로(지리산IC)와 직선거리로 6.3km에 불과해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하면 10분 이내에 톨게이트를 빠져나가 고속도로를 달리게 된다.

남원시 후보지에서 남원역까지 직선거리 역시 17km에 불과해 차량으로 18분이면 거뜬히 도착할 수 있다. 약 14km 가량 떨어져 있는 남원버시터미널은 운전대를 잡은 뒤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지역교통 역시 시내버스는 1일 36회, 시외버스는 1일 3회 배차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어 불편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남원시 후보지는 국가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최적지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얻는다.

지역 불균형 해소는 선진국 반열에 오른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국가적 과제이다.

▲지리산권 문화와 관광자원 ⓒ남원시

영·호남 중심에 있는 남원시 후보지의 경우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최적이자 국토 남부의 영·호남권 발전 척도가 될 것이라는 견해에 이견이 없을 정도이다.

국가적인 균형발전 외에 경찰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발란스를 맞출 수 있다. 현재의 제1중앙경찰학교는 충북 충주시에 있다. 수도권과 중북부권 중심의 경찰 교육을 담당할 수 있으니 남은 과제는 중남부권과 영·호남 권역를 커버할 수 있는 제2의 학교가 필요하다.

남원시에 우리나라의 중남부 권역과 영호남 권역을 커버할 수 있는 제2중앙경찰학교를 설립한다면 그야 말로 국내 경찰교육의 균형추 역할은 물론 교육생의 효율적인 배출도 쉬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제2중앙경찰학교의 남원 설립은 지역쇠퇴와 인구소멸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지리산권 지자체의 단비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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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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