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혁신도시에 본사를 둔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 퇴직자의 상당수가 로펌이나 회계법인, 금융회사, 공공기관으로 재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내부정보가 퇴직자에게 유출될 경우 공정하고 투명한 책임투자와 주주권 행사에 위협이 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18일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이후 올해 9월까지 최근 3년간 기금운용본부 퇴직자 총 57명이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 금융회사, 공공기관 등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서 12명은 기금운용본부 근무기간이 3년도 채 되지 않아 다른 기관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희승 의원실은 이와 관련해 "기금운용본부가 몸값을 높여 재취업하기 위한 과정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기록이 없는 14명을 제외한 43명 중 김앤장 등 대형 로펌 5명을 비롯해 회계법인·자산운용사 등에 30명, 기타 공공기관 등에 8명이 취업했다.
최근 사모펀드나 행동주의펀드가 기업 경영권 분쟁에 개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에 재취업한 퇴직자들이 분쟁 일방 당사자를 자문하는 사례가 있다. 이 경우 현직과의 일정한 거래 등을 통한 이해충돌 상황이 우려된다.
기금운영본부는 "퇴직임직원 재취업 기관과의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퇴직 후 2년간 이해충돌 모니터링을 추진하여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경우 의결요건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거 국민연금공단 특정감사에서 공단 회의 부의안건이나 프로젝트 투자자료 등 기밀정보가 유출되거나 개인소유 노트북에 저장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박희승 의원은 "국민연금의 내부정보가 퇴직자들에게 유출될 경우 공정하고 투명한 책임투자와 주주권 행사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기금운용본부는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퇴직자 재취업 기관과의 이해충돌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희승 의원은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은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심사 대상이 아니지만 기금운용본부의 정보, 역할 등을 고려할 때 공직자에 준하는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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