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건희 무혐의' 결론에 "검찰이 법리 맞는 판단 내렸을 것"

韓 "여야 대표회동 생중계, 불쾌할 일 아냐" 제안 고수…채상병 특검엔 침묵?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 무혐의 결론을 두고 "사법적 판단은 국민 눈높이(보다는) 어차피 결국 팩트와 법리에 관한 것"이라며 "거기에 맞는 판단을 검찰이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2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형법 제98조 개정 입법토론회에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김 전 대표 무혐의 결론과 관련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을 받고 "상세히 보지는 않았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최근 김 전 대표의 청탁금지법 혐의와 관련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수사 결과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다.

해당 혐의는 김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가방을 받은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된 이른바 '명품백 수수 의혹'에 따른 혐의다. 수사팀은 김 전 대표가 디올 백을 받은 사실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앞서 법사위의 윤 대통령 탄핵청원 심사 청문회 등에서 본인이 김 전 대표에게 건넨 디올 백에 대해 '명백한 대가성 뇌물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해왔지만, 수사팀은 디올 백의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고 개인적인 선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영부인의 명품백 수수와 대통령의 직무 사이에 관련성이 없다는 해당 결론이 최종 확정될 경우,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가 없다'는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지난 5월 2일 이원석 검찰총장의 지시로 꾸려진 수사팀은 팀 구성 3개월여 만에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 지검장은 조만간 해당 수사 결과를 이 총장에게 대면보고할 예정이다. 보고 일시는 대검 주례 정기 보고가 있는 오는 22일이 거론된다.

다만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소집될 경우 최종 결론이 바로 확정되지 않는다. 최 목사는 오는 23일 사건관계인 신분으로 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대표회동 생중계, 불쾌할 일 아냐"…'채상병 특검'은 딜레마

한편 한 대표 측의 '생중계' 제안으로 논란이 인 여야 대표 회동과 관련, 이날 한 대표는 회담을 방송사 생중계로 전체 공개해 진행하자는 본인의 제안을 고수하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생중계 회담 제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측이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질의에 "국민이 여야의 대표가 대화하는 것을 보는 게 불쾌한 일은 아닐 것"이라며 "논의 과정, 그리고 (여야 대표가) 어떻게 사안들을 보고 있는지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보시는 게 저는 불쾌할 일도 아니고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회담 형식 협상의 진척상황에 대해선 "실무진끼리 아마 조용히 말씀을 나누고 있는 걸로 안다"며 "제가 그 내용을 보고받지는 못했다"고 말을 아꼈다.

한 대표는 주요 회담 의제로 점쳐지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는 언급을 최소화하했다. 그는 '회담에서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다시 제안할 것인가' 묻는 질문엔 "회담에 의제 제한은 없다"고만 답했다. '민주당은 의제로 채상병 특검법 관련 안건을 가져온다고 한다'는 이어진 질문에도 "대화를 하는 것"이라며 "민생정치를 위해서 좋은 대화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만 했다.

야당이 한 대표의 제3자 추천안 수용 의사를 밝힌 가운데 여야 대표 회담이 임박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당내에선 원내를 중심으로 특검 반대론이 다시 분출하고 있다. 회담에서의 특검 논의 여부와 그 결과에 당 안팎의 이목이 쏠리며, 원내 장악력이 부족한 한 대표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를 겨냥 "사실 민심이라고 하지만 광우병 사태도 민심을 따라갔던 것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때도 사실 민심이 탄핵이다 해서 따라간 분들도 많다"며 "(채상병 특검) 이 문제는 조금 더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한동훈표 특검법을 발의하라'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의 제안에 한 대표가 '제보공작 의혹' 등을 포함해 논의하자고 역제안한 것을 두고도 "무슨 조건을 대고 응할 것이 아니"라며 "(채상병 특검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 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채상병 특검법이라든가 또는 국회 입법이나 의결이 필요한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사실 원내대표가 주도권을 갖고 가고 있고 또 그렇게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여야 대표 회담을 의식한 견제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신인 강승규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당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 이에 대해서 사전에 어떤 여러 가지 의견 등을 모으지 않은 상태에서 여당 대표와 함께 뭔가 의견을 일치시키거나 이렇게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은 문제"라고 했다.

강 의원은 한 대표가 제안했던 제3자 특검법과 관련 "(당내에선) 아직 논의가 없었다", "(민주당이 특검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 이용당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개인적으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채상병 특검과 관련) 여야 대표에서 어떤 논의들이 있을지는 저희들은 지켜보고 있는 상태"라는 등 경고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형법 제98조 개정 입법토론회'에 참석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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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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