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관련 학계와 단체가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은 윤석열 정부의 "반(反)역사적 행태의 정점"이라며 김 관장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역사학회,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민족운동사학회 등 48개 단체는 13일 "민족 자주와 독립 정신의 요람인 독립기념관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단체는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친일파를 옹호하는 인사가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되었다"며 "전례에도 어긋나고, 건립 취지에도 반하는 인사가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된 것은 독립기념관의 역사와 정체성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체는 김 관장의 최근 저작과 발언을 통해 △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강조하는 반면 1945년 광복의 주체적 의미를 퇴색시켰으며, △ 안익태와 백선엽 등 친일 경력 인사를 옹호하며 근거 없는 궤변을 늘어놓았으며, △ 김영삼 정부의 '역사바로세우기'를 '역사 전쟁'의 촉발 원인으로 지목하고 제주4.3사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성을 부정한 점 등을 들어 "독립 정신에 상치되는 편향적 사고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장에 취임하자마자 "친일파로 매도된 인사들의 명예 회복에 앞장서겠다"며 독립기념관의 존립 이유를 부정했고, 급기야 독립기념관 개관 이후 처음으로 '광복절 경축식'을 취소했다"며 "이대로라면 독립기념관은 건립 취지에 어긋나는 사업에 매몰될 공산이 크다"고 했다.
단체는 윤석열 정부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단체는 "지난해 일본 정부와 가해 기업의 사죄 없는 강제동원 배상안을 강행하였고 육군사관학교에 건립되어 있던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하려 했다. 최근에는 수천 명의 한국인이 강제 동원되어 고통받았던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합의했다"며 "올해는 청일전쟁 130년, 러일전쟁 120년이 되는 해이지만, 그에 걸맞게 과거사를 성찰하거나 독립정신을 굳건히 하려는 정부 노력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단체는 "그러나 현 정부의 반역사적인 행태는 이후에도 그치지 않았다. 이번 독립기념관장 임명은 그 흐름의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며 "광복 80주년을 한 해 앞에 두고 부적절한 독립기념관장의 임명이 이루어졌다는 점에 역사 관련 학회와 단체는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향해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할 것"과 "반역사적 행태와 정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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