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도 공격하는 이스라엘…이틀 사이 팔레스타인 100명 넘게 숨져

유엔 운영하는 피난처 공격으로 17명 사망…브라질 룰라 "끝없는 대학살" 비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누세이라트 난민촌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실향민들을 보호하는 학교를 공격해 최소 17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 내내 이어진 이스라엘 공격으로 이틀 사이에 100명 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15일(이하 현지시각)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는 가자지구 민방위국을 인용, 이스라엘군이 14일 누세이라트 난민촌 내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 아부 오라이반을 공격해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8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마흐무드 바살 가자지구 민방위국 대변인은 이 학교에는 "수천 명의 실향민"들이 거주하고 있었고 사망자의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학교가 운영하는 피난처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난 8일 사이에 5번 실시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공격에 대해 자국 공군이 "누세이라트에 있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의 아부 오라이반 학교 건물 주위에서 활동하던 다수의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했다"며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작전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 14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난민촌에서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 아부 오라이반을 공격한 가운데, 부상을 입은 한 민간인이 잔해 더미와 함께 서 있다. ⓒEPA=연합뉴스

이처럼 이스라엘은 민간인 안전지대까지 공격 범위를 넓히는 것에 대해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를 축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 여단을 이끌었던 라파 살라마가 14일 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가자지구의 학교와 난민촌 등 안전지대로 지정된 민간인 거주 구역에 대한 공격이 늘어나면서 민간인 사망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위 학교에 대한 공격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시티에 위치한 주택 4채를 공격해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13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위치한 인도주의 구역인 알마와시에 대형 폭탄을 투하했는데, 이로 인해 90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UNRWA는 알자지라에 가자지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설의 절반 이상이 190곳이 이스라엘에군에 의해 한 번 이상의 폭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14일 현재까지 팔레스타인인 3만 8584명이 사망하고 8만 888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혔다.

이스라엘이 알마와시에 폭탄을 터뜨려 대규모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끝없는 대학살"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룰라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월 18일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아프리카연합(AU)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이스라엘이 "전쟁이 아닌 대량학살"을 하고 있다며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가자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역사상 그 어느 때도 일어난 적이 없다. 사실 히틀러가 유대인들을 죽이기로 결정했을 때 그랬다"면서 현재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이 히틀러가 유대인을 말살하려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이스라엘을 비판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하마스 측은 협상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FP>통신은 이스마엘 하니예 하마스 최고지도자가 "하마스 지휘관을 제거한다는 구실로 이스라엘군이 민간인 밀집 구역을 공격하는 것은 '대량학살'"이라고 규정하면서 중재국에 휴전 협상 결렬을 통보했다고 하마스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하마스 정치국 소속 이자트 알리셰크는 알자지라에 하마스가 휴전 협상에서 손을 뗐다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협상 지속 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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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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