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일방통행 길인 줄 몰랐다"

경찰, 피의자 퇴원 예정일 맞춰 압수수색·구속영장 신청 검토 중

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차 모 씨가 경찰 조사에서 "일방통행 길인 줄 모르고 진입했다"고 진술했다.

류재혁 서울 남대문경찰서장은 9일 언론 브리핑에서 "피의자는 사고 지점 부근에 종종 다닌 적이 있어 지리감은 있었지만, 직진·좌회전이 금지된 사실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그 길은 초행길이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류 서장은 피의자가 언제부터 역주행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느냐는 질문에 "호텔 주차장을 나와 일방통행로 진입 시점에는 역주행을 인지하지 않았을까 싶지만, 추가로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류 서장은 피의자가 역주행로에 진입한 사실을 인지하고 빠르게 빠져나가려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런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류 서장은 또 피의자가 "'차량 이상을 느낀 순간부터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브레이크가 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차 씨는 지난 4일 첫 조사 당시부터 지금까지 '브레이크를 계속 밟았다'며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또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가 다른 길로 가야 한다고 안내한 점, 블랙박스 영상에서 경적(클랙슨) 소리가 들리지 않은 점, 피의자가 몰던 버스와 사고 당시 운전하던 제네시스 G80 차량 간 엑셀·브레이크의 유사점 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류 서장은 피의자의 건강 상태에 대해 "갈비뼈가 골절됐고 일부가 폐를 찔러서 피가 고여 있는 상태여서 장시간 조사를 못 받는 것"이라며 "8주 진단으로 확인돼있고, 진술 답변은 잘하는데 중간중간 통증을 호소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내일(10일) 2차 조사하는 것으로 변호인 측과 조율 중"이라고 했다.

경찰은 피의자의 퇴원 예정일에 맞춰 자택과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이나 구속영장 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7일 시청역 인근 역주행 사고 현장에 추모 꽃 등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편, 경찰은 사고 추모 공간에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쪽지를 남긴 20대 남성이 자수함에 따라 지난 5일 해당 남성을 조사했다. 해당 남성은 지난 3일 오후 6시쯤 추모 공간에 "토마토 주스가 돼 버린"이라고 쓴 쪽지를 남겼으며, 이에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다.

관련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모욕성 게시글 3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온라인 상에 피해자를 모욕하는 내용의 글을 올릴 경우 모욕,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등에 의해 형사처벌될 수 있다. 경찰은 피해자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의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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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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